- 브라질서도 41세 패혈증 숨져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한 원숭이두창 관련 사망자가 아프리카 밖에서 처음 발생했다. 유럽과 남미에서 모두 3명의 사망자가 보고돼 각국 보건당국이 바짝 긴장한다.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스페인 보건부는 지난 30일(현지시간) 두 번째 원숭이두창 관련 사망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전날 첫 사망자를 보고한 데 이어 이날도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두 명 모두 젊은 남성이며 역학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인은 원숭이두창이 유행한 이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나온 국가로, 지금까지 4298명의 감염자가 확인됐다. 전날 브라질 보건당국도 원숭이두창에 걸려 남동부 벨루오리존치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41세 남성이 패혈증으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 환자는 림프종을 앓아 면역체계가 약해진 상태였다고 당국은 덧붙였다.

WHO는 이번 유행이 시작된 올해 5월 6일 이후 지난 27일까지 전 세계 78개국에서 1만8000건의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보고됐으며, 사망자는 아프리카에서만 5명이 나왔다고 밝혔는데 지난 29, 30일 유럽과 남미에서 3명의 사망자가 추가됐다. 이들은 풍토병 지역(아프리카)을 벗어난 원숭이두창 첫 사망자로 기록돼 확산의 위험성이 커진다.

앞선 지난 23일 WHO는 확산 위험성을 경고하며 원숭이두창에 대해 PHEIC를 선언한 바 있다. 미국 뉴욕시도 뉴욕주에 이어 30일 빠른 확산세를 막고자 원숭이두창에 대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WHO는 원숭이두창 치명률을 1~10%로 파악한다. 과거 중앙아프리카의 치명률이 10%로 높은데, 의료환경이 열악하고 질병 감시체계가 빈약한 특수 상황을 고려하면 현재 유행 상황에서의 실제 치명률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원숭이두창 감염자 증상도 대부분 경미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원숭이두창은 바이러스의 유전정보를 DNA 형태로 가진 DNA 바이러스로, 변이 속도가 비교적 느린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19 에볼라바이러스 등 RNA 바이러스가 매우 활발하게 변이하는 점과 대조된다.

뉴욕타임스는 “학계와 의료계는 원숭이두창의 감염 전파력이나 중증도 등이 과거와 달라졌는지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직 바이러스의 특징을 변화시킬 중대한 변이는 관측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