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영국 총리를 뽑는 보수당 대표 경선 후보 등록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이 차기 총리로 유력해졌다.

차기 영국 총리로 유력한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런던 선거본부를 나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BBC방송 가디언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존슨 전 총리는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의원들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저의 출마가 옳지 않은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지 의원 102명을 확보, 후보 등록 요건(100명 이상)을 갖춰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컸다”면서도 “당이 통합되지 않으면 잘 통치할 수 없다.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만 지금은 적당한 때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존슨과 함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 수낵 전 장관이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 대표 경선 후보 등록은 24일 마감되는데, 수낵 전 장관이 단독 출마하게 되면 이날 차기 총리가 바로 결정된다. 그는 지지 의원 150명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낵 전 장관은 이날 “영국이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했다. 그것이 내가 출마하는 이유”라며 출마 선언을 했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의 그가 총리로 확정되면 영국 역사상 최초의 비(非)백인 총리가 된다. 또한 만 42세(1980년 5월생)로 1812년 로버트 젠킨슨(만 42년1일) 이후 210년 만에 최연소 총리라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는 27명에 그쳐 아직 후보 등록 요건을 맞추지 못했다. 막판에 요건을 갖춰 등록을 하게 되면 차기 총리에 관한 전체 당원 투표 결과는 오는 28일 나온다.

지난달 6일 취임한 트러스 총리는 첫 경제 정책으로 50년 만의 최대치인 450억 파운드(72조 원) 규모의 감세안을 내걸었다가 금융시장 대혼란 등 호된 역풍을 받고 취임 44일 만인 20일 사임,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수낵 전 장관의 단독 출마가 24일 확정되면 영국은 7주 만에 새 총리를 맞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