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며 칼럼니스트인 김상훈 전 부산일보 사장이 시사칼럼집 2권을 동시에 펴냈다. 시사칼럼집의 제목은 '패거리 문화의 해악'과 '한국 분명히 잘못 가고 있다'(세종출판사/각권 1만 원). 단순하고 명쾌한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은 저자가 생각하는 현재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명확하게 선정하고 확실하게 지적한다. 에둘러 가지 않고 곧장 논점을 향해 나아가는 글들이다.

저자는 "언론인은 그 기능상 역사적 현장의 기록자 또는 보고자이다. 따라서 문학인이나 언론인은 다 함께 옛날의 사관과 같은 천직(天職)과 소명의식을 갖고 역사적 진실을 한 치의 가감도 없이 있는 그대로 기록해야 한다"고 밝혔다. '칼럼'과 '논설'이라는 글을 생각하는 저자의 마음 자세를 짐작케 해주는 말이다.

두 권의 칼럼집에는 저자가 최근까지 발표한 칼럼이 각각 60여 편씩 수록됐다. 이 글들은 하나의 과녁을 겨누고 있다. "우리 사회가 원칙도 없고 기준도 없이 지금처럼 좌왕우왕해서는 안된다. 국제사회는 거대한 변혁의 과정을 겪고 있다. 우리가 이 변혁의 대열에 동참해야 생존도 가능하고 발전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 분명히 잘못 가고 있다'에서 저자는 '주한미군 전격철수'라는 주제를 7개 꼭지에 걸쳐 서술하고 있으며 '신행정 수도 건설'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3편의 글을 통해 비판적 사유를 펼친다. 참여정부의 대북한 정책은 일방적, 시혜적, 굴욕적인 틀 속에서 맴돌고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북한이 전술적 차원에서 변화를 보이는 것 같으면서도 전략적 차원의 변화 기미는 보이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만 일방적으로 변할 수는 없다는 점도 강조한다.

원칙도 철학도 없이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정책 운용은 외교뿐만 아니라 '신행정 수도 건설' 등의 내치에서도 혼란과 국민의 불편을 가져올 뿐이라고 저자는 일관되게 논구하면서 한국의 현단계에 대해 우려를 감추지 못한다.

'패거리 문화의 해악'에서 저자는 '한국이 분명히 잘못 가고 있는' 원인을 분석해 들어간다. 여러 요인들 중에 저자가 집중하는 해악은 바로 '패거리 문화'의 해악. '끼리끼리 뭉치고 봐주는' 패거리 문화는 투명한 경쟁, 소통과 적응, 개방과 협동, 공존과 상생 등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논리와 문화가 뿌리내리는 것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민족성 가운데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배타주의와 그를 넘어선 해타(害他)주의, 멸타(滅他)주의로 심화·확대시키는 것''사학법 강행 통과는 사학의 건학이념을 실현할 수 없게 하고 사학법인들의 자율성을 크게 해치며 학교 운영에 대한 전교조의 개입을 제도화하여 결과적으로 편향적 교육의 문제를 낳을 것'이라고 저자는 분명한 어조로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