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각(52·사진) 씨. 그는 소설가이자 환경운동가다. 1986년 일간지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을 하면서 소설가라는 타이틀을 먼저 얻었고, 1990년 상계소각장 반대 운동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환경 운동에 뛰어들면서 환경운동가라는 이름을 더했다.

'환경판 글쟁이'로 불리는 그가 최근 첫 산문집 '달려라 냇물아'(녹색평론사·1만1000원)를 펴냈다. 17년이라는 시간 동안 환경운동판을 발로 뛰면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일들을 소설가로서 가진 글재주로 버무려낸 책이다.

"산문집을 내기 위해서 따로 준비했다기보다는 1990년 환경운동을 시작했을 때부터 최근까지 쓴 환경관련 글들을 모았어요. 잘못 흘러가는 사회에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작가의 사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

책 속에 오밀조밀 담긴 50여 편의 글은 전체적으로 따뜻하다. 예리하게 환부를 파고든다기보다는 뭉퉁한 것으로 지긋이 누른다는 것이 맞겠다. 연구소 주변에 출몰하는 뱀 때문에 거위를 기르게 된 사연, 토막난 버드나무에 머리를 삐죽이 내민 새싹을 바라보면서 느꼈던 생명의 경이로움 등 자연과 함께한 저자의 일상을 보고 있노라면 조용히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천성산 터널문제, 새만금 간척사업 등 이슈가 됐던 환경 현안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비판하고 자연파괴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한다.

"이 나라는 경제·성장주의에 빠져 있습니다. 그 대가로 자연이 능욕당하고 있는 거죠. 경제 성장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의 총량이 자연의 역습으로 받을 충격보다 작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가 처음으로 산문집을 내게 된 것도 급박하게 진행되는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나서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 때문이었다.

"어차피 소설이나 산문이나 당대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같아요. 하지만 소설은 발효의 시간이 걸리지만 산문은 그렇지 않거든요. 경제주의에 사회가 함몰되는 현실에 더 빨리 대응하기 위해 산문집을 선택했어요. 앞으로 소설집도 낼 테지만 또 다른 산문집도 생각 중입니다. 다음번 산문집은 '날아라 새들아'(두 제목은 모두 어린이날 노래 가사다)로 해야겠어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