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전당이 오는 28일부터 시작하는 '존 포드 탄생 120주년 특별전' 상영작인 '수색자'. 영화의전당 제공

- 존 포드 감독 탄생 120돌 맞아
- 28일~ 내달 21일 특별전 마련
- 세 가지 테마로 나눠 21편 상영
- 다음 달 12·13일 포럼 개최도

서부극의 대명사인 존 포드(1894~1973) 감독의 영화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행사가 열린다. 영화의전당이 올해 가장 공들여 준비한 '존 포드 탄생 120주년 특별전'(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이다.

그렇다면 왜 존 포드 감독을 집중 조명하는 것일까. 우선 올해는 존 포드 감독 탄생 120주년이다. 또 영화의전당 특별전의 흐름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영화의전당은 프랑스와 일본 영화에 집중했던 기획전에 변화를 시도해 올해부터 미국 감독들을 다루기 시작했다. '마이클 만&데이비드 핀처 감독 특별전'이 대표적이다.

	존 포드 감독

그리고 올해 가장 공들인 특별전의 주인공으로 미국 영화를 대표하는 존 포드 감독을 선택했다. 영화의전당 허문영 시네마테크 프로그램 디렉터는 "미국 영화는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활력이 넘치지만, 지나치게 상업적이란 비판에 밀려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 앞으로 미국의 감독을 조명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 포드 감독은 잘 알려진 대로 미국 서부극의 틀을 만든 인물이다. 대학 중퇴 후 유니버설사에서 일하던 형을 따라 할리우드에 발을 들여 단역배우, 스턴트맨, 시각효과 등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하다 1917년 첫 단편영화 '토네이도'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후 '철마' '세 악당' 등 서부극 무성영화를 찍으며 스펙터클한 야외 액션을 특기로 살린 서부극의 원형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의 영화를 찬찬히 살펴보면 인생의 희로애락을 코믹하게 표현하면서 그 안에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잊지 않고 버무려내고 있다.

특별전은 ▷미지의 걸작들 ▷서부극의 재발견 ▷특별상영 등 세 가지 테마로 나눠 존 포드의 영화 21편을 상영한다. '미지의 걸작들'은 위대한 영상 시인의 면모를 보여준 작품을, '서부극의 재발견'은 창의적이고 모던한 그의 서부극을 선보인다. '특별상영'은 '여기는 한국!' 등 그가 만든 다큐멘터리와 존 포드에 관한 다큐멘터리 '감독 존 포드' 등을 소개한다.

존 포드의 영화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영화의전당 포럼'이 곁들여진다. 존 포드 전문가인 미국의 영화학자이자 영화평론가 태그 갤러거를 비롯해 임재철, 김성욱 영화평론가를 초대해 그의 영화 세계를 두고 이야기한다. 포럼은 다음 달 12일('역마차' 상영 후)과 13일('아파치 요새' 상영 후) 열린다.

영화 상영 일정은 홈페이지(www.dureraum.org) 참조. (051)780-6080


■ 영화의전당 허문영 시네마테크 프로그램 디렉터 추천작

▶'태양은 밝게 빛난다'(1953년)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영화. 재선에 도전한 늙은 판사가 인종차별 문제로 위기를 겪는 데…. 복잡한 스토리에 소란스러운 코미디를 섞었으나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이 빛난다.

▶'데이 워 익스펜더블'(1945년)

세계적인 전쟁영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침략에 맞서 필리핀을 방어하기 위해 파견된 존의 부대를 중심으로 미 해군의 활약을 그렸으나 전쟁의 침울하고 패배적인 측면이 두드러진다.

▶'굽이도는 증기선'(1935년)

존 포드 특유의 유머와 해학, 풍자가 넘치는 블랙 코미디다. 사기꾼 존이 당장 가라앉을 것 같은 증기선으로 거만한 일라이 선장과 강에서 경주하는 장면이 짜릿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