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아빠를 부탁해'

명절이면 지상파 3사에서 방송하는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이 낯설지 않다. 시청자의 반응을 본 후 정규 편성하려는 단발성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연휴 기간 대거 방송되기 때문이다. 올해 설 연휴에도 방송사마다 야심 찬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선보이며 시청자의 관심 끌기에 나섰고, 몇몇 프로그램이 눈도장을 찍었다. 시청자의 뜨거운 호응으로 정규 편성의 가능성을 높인 설 연휴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살펴봤다.

■ 또 하나의 관찰 예능, SBS '아빠를 부탁해'

설 연휴 파일럿 프로그램 중 단연 돋보인 것은 SBS 2부작 '아빠를 부탁해'였다. 육아 예능 홍수 속에서 '아빠를 부탁해'는 연예인인 아버지와 딸 사이의 관계 회복을 다뤄 새로운 관찰 예능으로써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가부장적인 아버지 세대의 분위기를 지닌 강석우 이경구 조재현 조민기 등 4명의 50대 아버지와 신세대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20대 딸의 일상은 연예인이라는 특수성을 떠나 일반 가족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줘 큰 공감대를 얻었다.

1부에서는 이경규가 방송을 통해 보였던 깐깐한 이미지를 벗고 털털하고 소탈한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고, 강석우 조재현 조민기 역시 서툴지만,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딸과의 관계를 드러냈다. 단답형으로 이어지는 부녀의 대화나 딸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모르는 아버지의 모습은 여느 가족과 비슷했다. 2부에서는 부녀 사이의 간격을 좁히기 위한 네 부녀의 모습을 그려내며 자연스러운 관계 회복의 모습을 그렸다. 조금씩 서로를 이해해가는 부녀의 모습이 2부작 아쉬움 속에서 막을 내렸으므로 정규 편성을 기대케 한다.

■ 새로운 포맷, MBC '복면가왕' '마이 리틀 텔레비전'

	MBC '복면가왕'

'나는 가수다'로 노래의 진정성을 찾고 있는 MBC는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이라는 새로운 서바이벌 음악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화려한 퍼포먼스가 범람하는 가요계에서 '복면가왕'의 무대에 선 8명의 출연자는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오직 목소리 하나로 판정단의 지지를 받아냈다. 홍진영이나 케이윌 등은 독특한 발성과 제스처로 판정단에게 신분을 들키기도 했지만, 다른 출연자들은 뛰어난 가창력으로 궁금증을 자아냈다. 특히 우승을 차지한 걸그룹 EXID의 메인 보컬 솔지는 자신의 노래 실력을 인정받은 것에 감격하며 눈물을 흘려 가슴을 찡하게 했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또 MBC는 1인 인터넷 방송을 안방으로 가져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방송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방송인 김구라, 가수 홍진영, 정준일, AOA 초아, 개그맨 김영철, 요리연구가 백종원 등이 자신만의 콘텐츠로 1인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하며, 시청률이 가장 높은 스타가 승리한다는 신개념 대결 프로그램이다.

28일 방송되는 2부에 본격적인 인터넷 생방송의 모습이 그려질 예정이다.

■ 스타의 또 다른 모습, KBS2 '스타는 투잡중'

	KBS2 '스타는 투잡중'

KBS2의 파일럿 프로그램 '스타는 투잡중'은 스타들이 본업이 아닌 평소 재능을 보인 다양한 분야의 일일 강사로 변신한다는 포맷이 인상적이었다. 워너비 몸매를 지닌 소녀시대의 유리가 요가 강사로, 40대의 나이에 보디빌딩 자격증을 딴 이본은 퍼스널 트레이너로 변신했다. 아내와 함께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배우 기태영은 핸드드립 커피와 라떼 아트 수업을 맡았고, 감미로운 목소리를 지닌 가수 브라이언은 플라워 클래스를 열어 반전 취미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