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소망하는 곳으로 분다(3월 20일 방영)

- 봄 여름 겨울 걸쳐 시즌제
- 고품격 고퀄리티 TV영화로

- 신예작가 참신한 소재
- 스타감독 만나 완성도 높여

- 오늘 밤 '머리 심는 날' 방송
- 신인 주연 '등용문' 취지 살려

영화계에서 "단편영화는 장편영화의 자양분이 되어 주는 토대다"라는 말을 한다. 단편영화의 특성상 소재가 자유로우며,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편영화에서 두각을 나타낸 감독은 장편영화에서도 좋은 작품을 연출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마찬가지로 단막극은 드라마에서 단편영화와 같은 존재다. 좋은 단막극을 통해 신인감독과 작가를 발굴할 수 있고, 기성 감독은 자신이 구상했던 실험적인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어서다.

■ 단막극 의미를 높인 '드라마스페셜 2015'

머리 심는 날(3월 27일 방영)

그런 의미에서 금요일 밤 방송되는 '드라마스페셜 2015'는 큰 의미가 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감독과 신예 작가들이 만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단막극의 장점으로 꼽혀왔던 신예 작가의 참신한 소재와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를 '칼과 꽃' '아이언맨'을 연출한 김용수 감독과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통해 가족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 김형석 감독이 연출해 완성도를 높였다.

KBS2는 '드라마스페셜 2015'를 봄, 여름, 겨울 세 계절에 걸쳐 시즌제로 방영한다. 이번 봄 시즌 4편을 시작으로 여름 시즌에는 6편, 겨울 시즌에는 5편을 편성한다. 봄 시즌은 기존의 틀을 깬 100분(50분 2부작 연속 방송) 확대 편성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다. 금요일 밤 시간은 타 방송사가 대표 예능을 편성해 예능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간대라는 점에서 과감한 시도다. 또 '고품격 고퀄리티 TV 영화'를 표방하며 블록버스터급 영화에서 주로 사용하는 레드 에픽 카메라로 촬영해 격을 달리했다. 레드 에픽 카메라는 피터 잭슨 감독이 영화 '호빗' 촬영 때 사용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 '드라마스페셜 2015' 봄 시즌의 네 작품

가만히 있으라(3월 13일 방영)

지난 13일 스타트를 끊은 '가만히 있으라'는 그저 묵묵히 열심히 살다 보면 언젠가는 그에 대한 보상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사는 강력계 형사 박찬수(이문식)를 중심으로 실종된 딸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가만히 산다는 것에 대한 화두를 던진 다소 도발적인 소재와 높은 완성도는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었다.

지난 20일 방송된 '바람은 소망하는 곳으로 분다'는 신분을 숨긴 채 40년을 살아온 탈옥수 3명과 그들을 쫓는 퇴직 형사(김영철)의 이야기를 다룬 정통 미스터리 스릴러. 김용수 감독은 거듭되는 반전에 반전으로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쫄깃한 100분을 선물했다. 드라마로 제작이 어려운 액션 미스터리 장르를 시도했으며, 가수 데프콘을 과감하게 캐스팅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1, 2부 평균 4.65%(1부 5.2%, 2부 4.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같은 시간대 시청률 2위라는 기염을 토했다. 타 방송사가 예능 프로그램을 방송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주 좋은 수치다.

웃기는 여자(4월 3일 방영)

27일에는 블랙코미디물인 '머리 심는 날'이 방송된다. 탈모가 콤플렉스이자 취업이 안 되는 이유라고 생각하는 한 남자(최태환)가 뜻밖의 횡재로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삶 속의 소중한 것과 삶은 살만하다고 느끼게 된다. '신인 등용문'이라는 본연의 취지를 살려 신예 최태환 하은설 장성범을 대거 기용한 것이 눈에 띈다.

다음 달 3일에는 로맨틱코미디인 '웃기는 여자'가 피날레를 장식한다. 안 웃겨서 슬픈 개그우먼(문지인)과 못 웃는 판사(김지훈)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성장하는 이야기로, 코미디 드라마 연출에 일가견이 있는 김형석 감독이 행복한 웃음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