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제공

새로운 형사 드라마 한 편이 한여름 안방 시청자를 찾아온다. 다음 달 3일 첫 방송이 나가는 SBS 새 월화드라마 '미세스 캅'은 경찰로는 백 점, 엄마로선 빵점인 형사 아줌마의 활약을 통해 대한민국 워킹맘의 위대함과 애환을 보여줄 드라마다.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유인식 PD는 "경찰과 엄마의 역할을 병행하면서 정의나 인간에 대한 사랑과 같이 드러내놓고 말하기 쑥스러워진 것들을 이루려는 사람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 생활 34년 만에 처음 형사 역을 맡은 김희애가 서울지청 강력1팀장 최영진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으며, 여전히 청춘스타의 모습을 간직한 김민종이 강력계장 박종호 역으로 호흡을 맞춘다. 또한 강력1팀 형사로 손호준, 이다희, 이기광 등이 출연해 드라마를 알차게 꾸며준다.

지난 29일 서울 양천구 SBS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형사 역에 처음 도전하는 김희애를 만났다.


-형사 역을 처음 연기한다. 출연 결정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내가 맡은 역할은 듣도 보도 못한 캐릭터로, 연기자로서 욕심이 났다. 내가 나이가 있어서 선택의 폭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고, 한 사람으로 바로 설 수 있는 역을 맡기가 쉽지 않다. 일단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선택했다. 지금까지 드라마나 영화에서 멋진 형사는 남성이었다. 나이 많은 아줌마가 사건현장을 총을 들고 뛰어다니는 것이 참신했다. 시청자의 눈높이가 높아져서 가짜로 연기할 수 없어서 화장도 못 하고 땀범벅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김희애)

-형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액션이 많을 수밖에 없겠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니 많이 뛰어다니더라.

▶액션은 위험한 장면은 스턴트맨분들이 해주기도 하지만 액션스쿨을 다니며 연습했다. 쉽지 않았다. 이 작품 이후로는 말만 하는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웃음) 이전에는 액션영화를 그렇게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액션 배우나 만드는 분들을 존경하게 됐다. 일반 드라마보다 두세 배는 더 힘든 것 같다. 호흡이나 감정을 액션에 맞게 최대한 해보려고 한다.

-형사뿐만 아니라 한 아이의 엄마로 모성애도 연기해야 하는데….

▶하이라이트에서 엄마가 보고 싶어 일부러 물건을 훔친 아이를 끌어안고 우는 장면을 보니까 마음이 짠했다. 아이 엄마로서 직장을 다닌다는 것은 10배 더 힘든 것 같다. 형사의 모습 이외에 엄마로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 두 자녀를 둔 엄마로서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일할 때는 아이들을 전혀 돌보지 못하니까 빵점이다. 아이들과 집에 있을 때는 짜증도 부린다. 아이들이 스스로 일을 처리하게 하고, 강하게 키우려 한다. 자녀를 둔 분들은 심정을 이해하시겠지만 지금 아이들이 방학이라 집에서 나와 촬영하는 것이 낫다. 밖에서 육체적으로 힘든 것이 정신적으로 힘든 것보다는 낫다.(웃음)

-지금까지 촬영하면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범인을 쫓아 하수구에 들어가는 신이 있다. 정말 하수구로 끌고 들어가서 찍었는데, 악취가 심해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스태프들은 웃으면서 분위기 좋다며 즐겁게 촬영에 임해 '정말 쟁이들이구나' 했다. 더 나이 먹기 전에 이런 사람들과 일할 수 있다는 것에서 행복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