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하루는' 등 단편 7편 상영

- 휠체어 탄 감독들 무대 인사

- 위안부 다큐 '우리 할머니다'

- 연출 김재우…완성도 호평

흔들리고 비뚤어진 화면 안에서 휠체어를 탄 소년과 이를 뒤에서 밀어주는 친구가 부산의 한 대형 아울렛을 이곳저곳 신기한 눈으로 살펴본다. 잘 다듬어진 상업 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에겐 조금은 어지러운 영상이었다. 하지만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청소년들의 일상에 관객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내 집중했다. 

지난 21일 오전 11시30분 영화의전당(해운대구 센텀시티) 시네마테크에서는 '2015 부산독립영화제'의 부산청소년영화초청 섹션이 상영됐다. 올해 4회째를 맞은 부산청소년영화섹션에는 부산 혜남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휴대전화로 촬영한 '나의 하루는'을 비롯해 ▷'두 얼간이'(부산영상예술고 3학년 김한신 연출) ▷'슈퍼히어로 SM'(부산영상예술고 3학년 임고운 연출) ▷'아차차'(주례여고 3학년 우수진 연출) ▷'여자?친구!'(금곡고 오진재 연출) ▷'우리 할머니다'(동의고 3학년 김재우 연출) ▷'찢어진 교과서'(장전중 3학년 김은겸) 등 총 7편의 단편영화가 상영됐다.  

청소년들이 만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시네마테크 212석의 좌석 중 3분의 2가 들어찬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부산독립영화제의 평균 좌석점유율이 40% 이내이니 평균보다 더 많은 관객이 찾은 것이다.

영화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GV) 시간. 7개 영화팀 중 5개 팀이 참석했다. '나의 하루는' 작품은 한 사람이 아니라 7명이 함께 만들었기에 5명이나 되는 '청소년 감독'들이 휠체어를 타고 무대 위에 섰다.

부산혜남학교 김민수 학생이 "안녕하세요"하고 수줍게 인사를 한 뒤 말을 잇지 못하자 같은 학교 오정혁 학생의 어머니가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휴대전화로 일상을 담다보니 미흡한 점이 많았습니다. 몸은 불편하지만 밝게 학교생활을 하고 친구들과 좋은 교우관계를 가지고 있는 장애학교 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조만간 학교에서도 상영할 예정입니다." 

7편의 작품 중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다큐멘터리 '우리 할머니다'를 연출한 김재우 학생에게는 관객의 질문이 가장 많이 몰렸다. 이 작품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관련자 인터뷰와 기존 언론 보도를 종합해 담담히 다뤘다. 김재우 학생은 "다큐멘터리 연출은 처음이라 과정마다 벽이 많았다. 하지만 운 좋게 투자도 받았고(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사전제작지원) 학교 선생님이 현직 PD를 소개해줘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앞으로 2편, 3편도 계속 만들 계획이다"고 말했다.

학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제작 시간이 짧고 배우들을 제대로 통솔하지 못한 점은 공통의 어려움이었다. '아차차'를 연출한 우수진 학생은 "일상의 순간을 포착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하루 만에 촬영하고 하루는 보충 촬영을 했다. 촬영시간이 짧아 아쉬움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루는 보충 촬영을 했다. 촬영시간이 짧아 아쉬움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