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누리에의 연극 '구멍 속 구멍' 연습 장면.

- 전국 창작 희곡 공모전 대상작
- 섬 배경 19금 미스터리 스릴러
- 영상·무용수 활용한 종합예술

지난해 부산연극제 5관왕(최우수작품상, 연출상 등)에 오르고, 전국연극제 은상을 받은 극단 누리에는 지난해 전국 창작 희곡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구멍 속 구멍'(염지영 작·강성우 연출)을 무대에 올린다.

섬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다. '개인 소유의 섬을 1년간 관리해 줄 사람을 찾는다'는 신문 광고를 보고 도축 정형사 정태와 잡일로 연명하던 수인이 계안도에 들어간다. 그들은 그 곳에서 불법 포획한 고래를 도축해 상자에 싣는 일을 하게 된다. 내키지는 않지만 이미 계약금을 받은 상태라 어쩔 수 없다. 이후 자신들이 하는 일에 더 큰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고 두 사람은 변해간다.

정작 이들을 고용한 섬의 주인은 끝내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단순히 돈을 벌려고 들어왔을 뿐인데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조종당하는 정태와 수인의 모습 속에 극의 주제가 담겨 있다. 강성우 연출은 "알 수 없는 지배자가 이들을 그물 속에 가둬버리듯 얽어맨 상황은 결국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구멍 속 구멍은 부산연극제 참가작 중 유일하게 '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이다. 미성년자가 보기에는 다소 수위 높은 장면과 대사가 연출된다. 강 연출은 "극에는 세 가지 칼이 나온다. 날카로운 칼, 여자의 몸을 헤집는 성기, 그 어떤 칼보다 강력한 혀"라면서 "세상의 어두움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19금'으로 신청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영상과 무용수를 활용해 종합예술적인 작품으로 만들 생각이다.

★이 장면만은 꼭!=극 중 한 인물이 섬을 가라앉히겠다고 망치로 두드린다. 강 연출은 "작은 행위지만 포기하지 않고 발버둥치는 것이 어쩌면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했다.

▶4월 4, 5일 오후 8시. 부산 남구 대연동 부산문화회관 중극장. 균일 2만 원. (051)621-3573

※종합티켓(개막 축하 공연 포함 IN 부문 10작품) 5만 원. 문의 부산연극협회 (051) 645-3759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