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비엔날레 개막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이라는 주제로 다음 달 3일부터 11월 30일까지 해운대구 부산시립미술관과 수영구 고려제강 옛 수영공장을 리노베이션 한 'F1963'(본지 지난달 21일 자 25면 보도)에서 개최된다. 특히 한·중·일 아방가르드 미술을 한 자리에 모은 프로젝트 1과 폐산업시설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노베이션 한 F1963이 관심을 끌고 있다. 부산비엔날레 윤재갑 전시감독을 지난 28일 F1963에서 만나 준비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부산비엔날레 윤재갑 전시감독이 전시장인 부산 수영구 'F1963'에서 비엔날레와 전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백한기 기자

▲개막 준비는 순조로운가.

-전반적으로 거의 마무리 단계다. F1963 리노베이션은 중정(중앙 마당) 쪽 바닥과 스피커, 마이크 시스템을 최종점검하고 있다. 전시는 미디어 쪽 기계 설치를 완료했고, 30일 정도면 다 끝날 듯하다. 프로젝트 1이 열리는 부산시립미술관 쪽도 한·중·일 큐레이터 3명이 작품 설치를 거의 끝냈다.

▲F1963 리노베이션 방향을 윤 감독이 제시했다고 알고있다.

-지난해 12월에 고려제강 홍영철 회장을 볼 기회가 있었다. 옛 수영공장에서 비엔날레 전시를 했으면 좋겠다, 콘셉트는 '네모 세 개(크기가 다른 네모 세 개가 차례로 둘러싸인 형태)'라고 말씀드리니 그 자리에서 승낙하셨다. 365일, 24시간 사람이 드나드는 복합문화공간을 꿈꿨다. 베니스비엔날레관도, 광주비엔날레관도 1년에 행사가 열리는 석 달밖에 못 쓴다는 점이 아쉬웠다. 가장 안 쪽 네모 공간은 중정이다. 하늘이 열려있고 바닥은 흙으로 덮여있다. 여기서는 음악 연극 영화 학술세미나 모두 가능하다. 중정을 둘러싼 두 번째 네모는 관람객이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 유명 커피숍 브랜드과 맥주집 아트샵 등이 들어온다. 두 번째를 둘러싼 마지막 네모가 문화공간이다. 오후 6시에 문화공간을 닫아도 관람객이 중정과 휴식공간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상상하던 공간이 현실화 됐다.

▲미술관처럼 잘 갖춰진 공간이 아니라 어려움도 있을 것 같다.

-공사기간이 짧아 지붕 쪽을 처리하지 못했다. 영상 작품은 태양광을 차단해줘야 하는데, 궁여지책으로 천장에 차양막을 설치했다. 방음 조명도 완벽하지 못하다. 작가 작품 관람객에게 모두 불편한 전시일지도 모른다. 작품과 작품이 마주봐서 이미지 사운드가 충돌한다. 미술관처럼 하나의 작품을 위한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전체가 하나의 전시공간이다. 하지만 충돌이 새로운 의미를 만든다. 디스플레이도 전시 주제처럼 '혼혈'한다. 이런 공간에서 전시는 처음이다. 전시도 공간도 설치도 마음대로 해볼 수 있었다.

▲전시주제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의 의미를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알파고'가 우리에게 등장한 이후 대중, 다중, 기계=알파고=인공지능이 완벽히 혼혈된 사회에서 살고 있다. 자연 인간 인공지능도 완벽히 융합, 혼혈됐다. 자연 인간 인공지능, 대중 다중 인공지능, 과거 현재 미래, 모든 것을 동시에 전면에 놓고 얘기해보자는 의미이다.

▲서울·중국에서 주로 활동했다. 부산의 미술계를 살펴본 소감은.

-깜짝 놀랐다. 3~4년 전하고 달라졌다. 또따또가의 활성화도 인상 깊었다. 또한 부산시립미술관 부산비엔날레라는 기성세력·기득권세력과 나머지가 양분화 됐다는 인상도 받았다. 부산 미술계의 젊은 그룹이 너무 재미있다. 이들은 서울 콤플렉스가 없다. 서울을 통하지 않고 외국과 직접 만난다는 점이 기성세대와 다르다. 서울에서 전시할 돈이면 도쿄, 독일 가서 전시하겠다는 거다. 앞으로 부산이 문화적인 측면에서 급성장 할 것 같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