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객 감소 크게 걱정 않아
- 스타 오느냐도 부차적 문제
- 영화제서 가장 중요한 건
- 좋은 작품·인재 발굴시스템
- 올해 거품 걷어냈다 자평"

부산국제영화제(BIFF) 김지석 부집행위원장 겸 수석프로그래머는 이제는 영화제 안에 매우 드문 '원년 멤버'로서 영화제를 치렀다.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태풍, 보이콧 등 3재(災) 속에서 행사를 치른 소회를 지난 15일 들어봤다. 그는 "여러 가지 악재와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 치렀고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도 있었다"고 자평했다.

	김지석 부집행위원장. 김성효 기자

▶2012년 제17회 이후 관객 20만 명대가 무너졌다.

-영화계 보이콧으로 영화제를 찾지 않는 영화인들이 많았고, 그로 인해 영화제에 대한 관객의 관심이 떨어졌다. 또 지진, 태풍 등 여러 악재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누가 잘했건, 잘못했건 부산시와 싸우는 모습 때문에 관객들의 피로감이 가중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올해 (남포동 상영관을 잡지 않아) 좌석 수 자체가 3만 석 이상 줄었고, 영화제 기간 한 번도 평일에 공휴일이 없었던 점 등 작은 요인도 중첩됐다.

▶민간 이사장이 취임한 뒤로 처음 연 영화제이다. 그 성과는 무엇인가.

- 관객 수가 줄었지만, 크게 걱정 하지 않는다. 왜냐면 풍부한 양질의 프로그램은 누구나 인정하기 때문이다. 버라이어티, 할리우드 리포트, 스크린 등 해외 매체에서 우리 초청작 리뷰가 크게 늘었다. 쓸만한 작품이 많았다는 것이다. 올해 영화제를 치르며 우리가 거품이 있었구나 절감했다. 영화제는 영화가 첫째다. 스타가 오느냐는 부차적인 문제다. 관객 서비스 차원에서 스타는 불러야겠지만, 결국 어떤 작품을 발굴하고 어떤 감독을 발굴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내년에도 남포동에서 초청작을 볼 수 없는 건가.

-내년에 예산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계속 그 많은 예산 들여 남포동 상영장 대관을 해도 되는가 하는 본질적 문제가 있다. 생각의 방향을 바꿨으면 한다. 굳이 초청작 상영을 안 하더라도 중구와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이벤트를 개발해서 활성화시킬 수 있다.

BIFF의 탄생지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고, 이벤트를 통해 관객이 찾아올 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작품 상영에 올인하면 양 쪽(BIFF, 중구) 다 힘들어진다.

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