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만에 창작 '금자네' 올려
- 내달 4~19일 하늘바람소극장

극단 아센이 오랜 연극팬의 희곡을 직접 무대에 올린다. 무려 5년 동안 수정과 보완을 거듭한 작품은 다음 달 빛을 보게 된다.

연극 '금자네'의 배우들. 왼쪽부터 구민주, 강혜경, 최수희 씨.

극단 아센은 다음 달 4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남구 대연동 하늘바람소극장에서 연극 '금자네'를 선보인다. 70세 노모와 40세 이란성 쌍둥이 딸이 지지고 볶으며 원망하다가 때론 함께 웃기도 하는 평범하고 유쾌한 애증의 일상을 그려낸 작품이다.

'70세 꽃뱀'이나 '피 끓는 골드미스'와 같은 통통 튀는 캐릭터는 심심할 수 있는 극에 리듬을 불어넣는다.

이번 작품은 희곡을 쓴 작가와 극단 아센의 오랜 인연이 눈길을 끈다. 2008년 당시 김문홍 극작가가 진행한 희곡 글쓰기 수업을 들으며 극장을 드나들던 주부 김혜숙(50·사진) 씨가 극단 사람들과 교류를 시작하며 마음으로만 품었던 극작가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한때 들었던 날카로운 비평에 좌절도 했지만, 2012년 '금자네' 극본을 완성해 호민 대표와 작업을 거쳤고, 5년 만에 드디어 공연은 성사됐다.

김 씨는 "엄마의 이야기를 쓰되 무겁고 가슴 찡한 분위기는 피하고 싶었다. 습작만 숱하게 하다가 작가로서 정식 데뷔하는 무대라 설렌다. 대학생인 딸이 날카롭게 '올드한' 부분을 걷어내 줬다"며 웃었다.

아센의 호민 대표는 "김 작가의 글은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일상적 언어를 톡톡 튀게 쓸 줄 안다"고 평가했다.

'금자네'는 지역 작가를 새롭게 발굴해 육성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호민 대표는 "연극에서는 희곡이 핵심이다. 지역에서 묵묵히 솜씨를 갈고닦는 신진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싶었다. 신작 창작 희곡은 초연이라 큰 집중력을 요구하지만, 그만큼 부산 연극계가 한 발 더 나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3시 6시, 일 오후 3시. (051) 504-2544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