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앗호떡·온천천 친근한 주제
- 네이버 플랫폼으로 유통·호평

"스마트폰으로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화면을 뒤적이다 우연히 '부산스러운 웹툰'을 발견했는데 이게 뜻밖에 재미있더군요."

웹툰 '호떡 든 남자' 일부 내용.

새해 부산여행을 계획 중인 조성민(41·경기도 수원시) 씨는 '부산스러운 웹툰'의 '호떡 든 남자' 제1화를 재미있게 봤다고 했다. 그가 본 웹툰(인터넷에 연재하는 만화)은 부산 남포동 비프광장에서 구워진 주인공 씨앗호떡이 서울에서 놀러온 '서울남'과 부산여행을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귀여운 호떡 캐릭터가 호감을 사면서 '호떡 든 남자'의 댓글에선 부산 사투리를 주제로 전국 네티즌의 이야기꽃이 피었다. 만화에 등장한 부산 서구 송도 암남공원 조개구이촌을 소개하는 대목을 두고 '태풍 차바 이후로 영업 안 한다'며 송도 주민이 댓글로 깨알 같은 최신 정보를 제공해놓았다. 지난 21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처음 소개된 이 웹툰은 조회 수 10만 건 이상을 기록 중이다.

'부산스러운 웹툰'은 '브랜드 웹툰'이다. 최근 몇년 사이 부쩍 성장한 분야로 문화콘텐츠를 광고와 결합한 형태다. 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뛰어들면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았다. 포털사이트에 '브랜드 웹툰' 영역이 따로 마련돼 있고, 일정 기간 의뢰 기관이 원하는 방향의 웹툰을 내보내는 구조다.

브랜드 웹툰은 결국 '광고'인데도 수용의 거부감이 적은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독자는 그냥 웹툰을 보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바일에 익숙하고 웹툰을 좋아하는 10대~30대의 관심을 끄는 장점도 있다.

부산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지난 7월 공모를 통해 작가를 선발하고 웹툰을 기획했다. 부산 출신 웹툰 창작자가 부산의 문화·역사 콘텐츠를 활용해 웹툰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공모의 조건이었고, 신인 작가 예랑과 김태영 씨가 선정됐다. 기성 작가 최인수, 김태현 씨가 멘토링을 맡았다. 두 작가의 작품은 각각 6화씩 매주 네이버에 연재한다. 3개월 동안 총 12화가 이어진다. 지난 21일 예랑 씨의 '호떡 든 남자' 첫 화가 시작됐고, 후속작인 김태영 씨의 '미로정원'은 온천천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웹툰이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친숙한 형식과 캐릭터의 힘을 활용하는 브랜드웹툰은 새로운 영역"이라고 말했다. 대개 브랜드웹툰은 인지도 높은 유명한 작가에게 의뢰하는 경우가 많지만, '부산스러운 웹툰'은 공모를 통한 신진 발굴을 강조하고 기성 작가의 멘토링 기회까지 부여해 문화 장르로서 B웹툰(부산웹툰)의 발전을 도모한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올해 예산 1억원을 들여 '부산스러운 웹툰'을 진행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