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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권의 문화현장 <2> '청년' 문화기획자는 뚝딱 키워지지 않는 법

문화예술 기획은 단기능력 아닌 본질 꿰뚫는 정신 필요한 영역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1-30 19:10:18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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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잇단 20·30대 양성시책·프로그램
- 청년문화 역량 강화 과정 전환을
청년문화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러 가지 관련 문화시책과 프로그램이 등장한다. 청년문화기획자 양성을 위한 노력도 그 중 한 영역이다.
   
지난해 10월 부산 부산진구 동천로에서 열린 '동천로 거리예술 축제'에서 시민들이 아트마켓을 지나며 청년 작가들의 예술품을 구경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예컨대 민간단체가 신선한 구성으로 내놓고 있는, 비교적 단기간의 청년문화기획자 양성 프로그램이 있겠다. 부산시의 '민선6기 후반기 부산문화융성 발전방안'(2016년 10월)에 실린 문화콘텐츠와 ICT(정보통신기술) 융합 부문 청년문화기획전문가 양성 계획 등도 있다.

먼저, 전제로 깔고 싶은 것이 있다. 이와 같은 참신한 시도를 환영한다는 점이다. 이 글에서 논의하려는 것은 용어 문제다.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본질이나 내용에 관한 게 아니라 한낱 용어의 문제냐'는 반문이 들어온다면, 숙고 끝에 "그렇다"라고 대답 드릴 수밖에 없겠다.

청년문화기획자 양성이 '청년문화를 다루는' 기획자를 기르는 데 목적이 있다면, 문제는 적거나 없다. 청년문화에 관한 식견과 전문성을 갖고 다양한 예술·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실행하는 사람을 늘린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신진뿐 아니라 기성 문화기획자도 참여할 수 있고 나이도 문제가 되지 않아 20·30대 말고도 이 분야를 배우고 싶은 50·60대도 마음만 젊다면 들어갈 수 있다.

그런데 단지 나이가 20·30대로 젊은, 다시 말해 연령상 청년인 문화기획자를 육성하자는 의도라면, '기획자'라는 용어는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청년' 문화기획자를 단기간에 육성할 수 있는가.

문화예술 현장을 취재하면서, 기획 또는 기획자에 관한 의견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 기억나는 강렬한 한마디는 이것이다. "기획은 본질을 꿰뚫는 힘에서 나온다." 이는 부산의 음악평론가 정두환 씨가 한 강연에서 했던 말이다. 이 말을 이렇게 이해했다. 문화예술 기획에 기술과 기교는 필요하지만, 기술과 기교가 문화예술 기획인 것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정신에 관한 어떤 것이다.

여기서 '정신'에 관해 좀 더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문화예술 행사나 공연을 기획하는 데는 기획의도를 잡아내는 역량, 예술가(창작자 또는 참여자)를 실제로 현장으로 데려올 논리와 네트워크, 홍보하고 재원을 끌어들일 능력이 필요하다. '되게 하는 힘'이다.

이걸 갖추자면 겉으로 보이는 착안, 섭외, 네트워크, 협찬 등 기술적 역량 말고도 뭔가 본원적인 힘이 바탕에 깔려야 한다. 창작자·예술가의 세계도 깊이 알고, 현실 세계의 법칙도 잘 알고, 관객에게 의미 있게 제시할 창의력도 길러야 한다. 이걸 뭉뚱그려 기획의 정신 영역이라 할 수 있겠는데, 문제는 이것이 '단기간'에 잘 길러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한 두번 반짝할 수는 있다.

나이가 적고 경력이 짧다 해서 좋은 기획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 아니다. 다만, 좋은 기획이란 대체로 마땅한 과정을 거쳐서 나왔다는 점을 강조한다. 게다가 문화예술에서 기획 또는 기획자라는 낱말에는 묘한 마력이 있다. 한 두 번 뜻대로 잘되면 창작도 현실도 마치 '내가 아주 잘 아는 듯한' 도취감을 준다. 여기에 한 발이 빠져, 숙고 경청 공부 등 익히는 데 시간이 필요한 과정을 소홀히하면 위험해지기 쉽다.

   
이런 뜻에서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면, 기획자 대신 그 이름을 청년문화일꾼 육성이나 청년문화인 역량강화쯤으로 소박하게 하자고 제안한다.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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