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헌 '딥'·남정훈 '아이' 영화화
- 유현숙 작품은 드라마로 활용

부산발 웹툰의 기세가 등등하다. 두터운 팬층과 작품의 지속적 인기는 물론 영화나 드라마의 1차 콘텐츠로도 활발히 사용된다. 수도권과 같은 거대한 산업 기반 없더라도, 창의력을 중심으로 한 창조적 역량으로 승부할 수 있는 장르 특성 덕분에 지역의 한계도 한결 수월하게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왼쪽부터 웹툰 '딥'(김태헌) '아이'(남정훈) '몽당 분교 올림픽'(배민기) '독고'(오영석·필명 Meen).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 시체 같은 사람들이 떠밀려 오며 이야기가 시작되는 스릴러 웹툰 '딥'은 현재 제작비 100억 원 이상 규모로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투자를 결정했고, 유명 감독과 배우의 섭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올해 크랭크인이 예상된다. '딥'의 김태헌 만화작가는 부산예술대 출판만화과를 졸업해 부산에서 활동 중이다.

남정훈 작가의 '아이'도 지난해 10월 판권 계약을 맺어 영화화에 들어갔다. 역시 부산 작가의 부산 배경 작품으로, 휴대전화 앱을 눌러 시간여행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총 제작비 50여억 원 규모 판타지 로맨틱물로 투자가 거의 결정돼 올해 크랭크인을 목표로 한다.

필명 'Meen'으로 활동하는 오영석 작가의 '독고'도 영화 제작이 진행 중이다. 고교 '일진'의 세계를 그린 '독고'는 느와르적인 분위기로 폭넓은 연령대의 팬을 거느렸다. '부산 주먹들'의 전설을 그린 오영석 작가의 '통-메모리즈'는 지난해 모바일 영화로 제작돼 조회수만 500만을 넘겼다.

'몽당 분교 올림픽'은 원작자 김형진이 2010년 펴낸 어린이 소설인데, 부산의 배민기 작가가 웹툰으로 만들어 인기를 끌었고 현재 영화화가 진행 중이다. 유현숙 만화작가의 '우리집에 사는 남자'는 지난해 10월 KBS에서 드라마로 제작되며 인기를 얻었고, 2013년 tvN '이웃집 꽃미남', 2015년 tvN '호구의 사랑'까지 줄줄이 드라마 콘텐츠로 활용됐다.

최근 크게 성장한 부산웹툰(B웹툰)의 가능성은 활발한 '신진 유입'에서도 느낄 수 있다. '부산경남만화가연대'(대표 배민기)는 결성한 지 5년도 안 됐지만, 130여 명이 활동 중이다. 부산 해운대구 부산콘텐츠코리아랩 창작공간에 입주한 16명 작가 말고도 센텀시티 곳곳에서 지망생의 스터디, 강의, 멘토링이 활발하다. 콘텐츠랩에 갖춰진 실습공간에도 지망생이 몰린다.

배민기 부산경남만화가연대 대표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서 하는 웹툰아카데미, 스토리텔링 수업 등에 많은 지망생이 참여한다. 예비 웹툰작가 모임 '모모프(모여라, 예비청년작가모임 프로젝트)'도 3기가 활동에 들어간다"며 "만화가연대가 프로 작가와 지망생의 가교 구실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부산 문화계에서 웹툰 장르처럼 신진 유입이 활발한 장르는 딱히 찾아보기 어렵다.

부산웹툰이 상승하자 정책 지원도 늘고 있다. 부산시는 오는 4월 처음으로 '부산웹툰페스티벌' 개최한다. 작가 창작공간이 갖춰진 '글로벌웹툰센터'도 5월께 개소할 예정이다.

하성태 콘텐츠 협력팀장은 "웹툰은 창의력만 잘 갖추면 콘텐츠로 성공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장르인데, 영화, 드라마, 캐릭터상품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로도 활용할 수 있다"며 "시에서도 창작기반을 조성하고 창작 인력을 양성하는 육성전략을 개발 중이다"고 밝혔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