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인사처럼 갈등 가능성

부산비엔날레 임동락 집행위원장의 연임 여부가 부산 미술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연임될 경우, 지난해 부산비엔날레에서 제기된 임 위원장에 대한 불만이 표면화돼 부산 예술계와 시의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임동락(63) 제9대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은 2015년 5월 27일 취임해 2015년 바다미술제와 2016년 제10회 부산비엔날레를 치렀다. 그의 임기는 오는 28일까지이다. 규정에 따라,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은 임 위원장을 연임시키거나, 새 위원장을 선정해 다음 달 3일 열리는 정기총회 때 추천해야 한다. 집행위원장은 정기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최종 선임된다.

시는 임 위원장 '연임'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 시장이 지난 18일까지 국외출장을 떠나 결재를 못 했을 뿐, 연임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는 관측이 설득력 있게 나온다. 새 위원장을 선정할 경우에는 새롭게 공모한 뒤,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3배수를 추천하고, 조직위원장이 최종 선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2주도 남지 않은 정기총회까지 현실적으로 이 절차를 마무리하기 어려워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시 관계자는 "지난 비엔날레에 30만 명이 넘는 관객이 들어 흥행에 성공했고, 부산비엔날레가 추진하는 수영강변 일원 조각 프로젝트 사업이 끝나지 않아 연속성이 필요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이 연임될 경우, 2016년 부산비엔날레를 치르는 동안 제기된 불만이 터져 부산 미술계가 또 한 번 갈등 상황에 놓일 우려가 있다는 게 미술계의 시선이다. 지난해 부산비엔날레를 준비한 한 핵심 인사가 "임 위원장이 운영 과정에서 전횡을 휘둘렀다. 연임을 막고 부산비엔날레를 정상화하기 위해 그동안 겪은 불합리한 일을 모두 밝히겠다"고 공표하는 등 갈등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이 인사가 실제로 이를 실행할 경우, 2014년 당시 운영위원장(현 집행위원장)의 전시감독 선정 과정에 부산 미술계 상당수가 반발하면서 빚어진 갈등이 되풀이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임 위원장에 대한 지적과 반대 의견이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들어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소문을 근거로 중요한 결정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