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희가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에 해당하는 은곰상을 수상했다.

지난 19일 제 67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부문에 김민희가 홍상수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수상했다. 강수연, 전도연에 이어 국제적인 영화제에서 세 번째 수상이자,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첫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에 앞으로 김민희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민희는 배우로서 한 해에 한 작품씩은 꾸준히 출연했다. 드라마 '굿바이 솔로'로 연기의 맛을 알고, 호평에 대한 기쁨을 알고 난 후에는 더더욱 그랬다. 이후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 '모비딕' '화자' '연애의 온도' '우는 남자' 등 주로 상업 영화에서 활동했고, 2015년 김민희의 인생을 바꾼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만났다. 배우와 감독으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또 다른 인연을 이어갔다.

김민희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에 출연했고 이 영화로 칸영화제에 초청되고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하며 배우 인생 최고의 황금기를 맞아야 했다.

그러나 '아가씨' 개봉 3주만에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설이 터졌다. 이후 김민희는 자취를 감췄고 그런 김민희를 바라보는 시각도 엇갈렸다. 배우는 연기로만 평가 받아야 한다는 쪽과 대중에게 노출된 직업이니 만큼 사생활로 물의를 일으킨 배우를 받아줘선 안 된다는 의견으로 말이다.

김민희는 제 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은곰상)을 수상한 후 기자회견에서는 "상업적인 영화 출연이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향후(수상 이후)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모르겠지만 기쁘고 감사하다. 우리 영화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아 그것만으로도 기쁘다"는 말도 했다. 김민희는 스스로 자신의 행보를 규정지은 것으로 보인다.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은 '불륜 스캔들' 이후 침묵을 지켰다.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은 가운데 이들과 가까운 영화계 인사들은 '영화를 통해 말하려 한다'며 당사자들의 생각을 우회적으로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두 사람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통해 말했다. 영화의 주인공인 여배우 영희와 영화감독 상원은 실제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이 처한 상황과 비슷해 보인다.

김민희가 홍상수 감독과 작업한 영화는 총 네 편이다. 지난해 1월 촬영한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두 번째다. 이어 같은 해 5월 프랑스 칸에서 세 번째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를 찍었다. 두 사람은 19일 베를린 국제영화제 일정을 마쳤지만 곧장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네 번째 영화를 촬영한다.

홍상수 감독의 신작이 김민희가 해외 영화제에 참석하는 여정을 따라 병행되고 있다. 지난해엔 칸이었다면 올해는 베를린이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시작으로 '클레어의 카메라'에 이어 현재 촬영 중인 작품까지, 홍 감독이 설계한 '김민희 3부작'이 완성된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상황에서 김민희는 상업영화로 충무로에 복귀할 의지는 없어 보인다. 아직 국내에 개봉하지 않은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 두 편이나 있고, 또 국내에서 촬영한 작품도 있으며, 들리는 바로는 해외에서 또 다른 작품 촬영을 진행한다고 한다. 앞으로 보여줄 작품이 적어도 세 편, 많으면 네 편정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올해 상반기 국내개봉을 한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과 국내에서도 베를린에서 보여준 것처럼 함께 활동을 할지에 대해 궁금증을 불러온다.

이영실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