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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톡·톡] "자막은 영화·관객간 메신저, 보조제 역할에 충실해야죠"

흥행작 '너의 이름은' 번역한 강민하 일본영화 번역가 특강

  • 국제신문
  •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  입력 : 2017-03-07 18:43:30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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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다면 좋아하는것에 빠져보길"

"자막은 영화와 관객 사이 메신저이죠. 감상을 해치지 않고, 자연스러운 영화 이해를 도와야 한다는 게 저의 기준입니다."
   
일본영화 번역가 강민하 씨가 지난 6일 오후 부산 YMCA 강당에서 '일본 영화 번역의 세계 및 자막으로 엿보는 일본 문화'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사)부산한일문화교류협회 제공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만든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을 번역해 우리말 자막으로 만든 번역가 강민하 씨의 특강 '일본 영화 번역의 세계 및 자막으로 엿보는 일본 문화'가 지난 6일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YMCA 강당에서 열렸다.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과 (사)부산한일문화교류협회 함께 주최했다. 강 번역가는 1999년 일본 문화 개방 이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많은 애니메이션 작품과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 '4월 이야기' 등 200여 편의 일본 영화를 번역한 전문가이다.

일본에서 1700만 관객을 모으며 대성공을 거둔 '너의 이름은'은 국내에서도 360만 관객을 불러들이면서 두터운 팬층을 형성했고, 평단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특강도 100여 명 참석자가 강당을 가득 메웠다. 강 번역가는 영화 번역의 세계와 고충, 시대에 따른 자막의 변화, 일본 영화와 문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생각을 풀어놨다.
강 번역가는 "관객이 일어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영화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과 간결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다. 자세한 설명을 넣기엔 공간과 시간이 모자란다. 나의 언어적 표현이 아니라 영화를 이해하는 보조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기준을 설명했다.

"'너의 이름은'에서 남녀 주인공 몸이 바뀌죠. 몸이 처음 바뀐 직후 여주인공 미츠하의 말이 재밌어요. 남학생 타키의 몸으로 변했지만 원래 쓰던 사투리를 쓰고, 일본에서 여성이 쓰는 1인칭 언어를 썼거든요. 직역하면 재미가 반감돼 의역했죠. 고민하다가 미츠하의 사투리는 고민하다 표준어로 전부 바꿨습니다. 영화 후반부는 슬프고 진지해지는데, 사투리를 쓰면 웃음이 나와 몰입이 힘들다고 판단했거든요."

특강에는 번역가 지망생도 많이 찾아왔다. 강 번역가는 "좋아한다면 푹 빠져볼 것"을 권했다. 그는 "나는 일어를 모르고, 영화를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일본 문화 개방 전에 대학에 다녀 일본 영화를 볼 수 없었는데 일본에 교환학생으로 가면서 영화를 마음껏 보고 '씨네21'에 투고한 것이 계기가 됐다"며 '도전'하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영화 기자가 되고 싶었는데 마침 일본 영화가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해 번역 일을 할 수 있었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자막팀에서도 일했다"고 BIFF와 맺은 인연도 들려줬다. 영화 번역 분야에는 변화도 많았다. 그는 "번역으로만 생활하는 게 쉽지 않은 현실이지만, 선택의 모든 기준이 돈은 아니지 않나. 특히, 젊다면 좋아하는 것에 흠뻑 빠져봤으면 좋겠다"며 지망생들을 격려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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