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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여자] 비비탄 쏜 친구만 미워했는데, 비비탄 총을 판 어른들은 어때 /안덕자

무기 팔지 마세요 - 위기철 지음·이희재 그림/청년사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3-17 19:15:59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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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이 평화롭게 살아간다고 상상해보세요. 날 몽상가라고 부를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만 이런 생각을 가진 게 아니에요. 언젠가 당신도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될 거에요. 소유물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 봐요. 인류애가 넘쳐나요. 세상을 함께 공유하는 사람들을 상상해 봐요."(존 레넌 '이매진' 가사 중)
   
이희재 만화가가 '무기 팔지 마세요'에 그린 그림. 청년사 제공
보미는 학교에서 남자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비비탄 총알에 이마를 맞았다. 누가 총을 쏘았냐고 다그쳤지만, 권총을 가진 아이들은 슬금슬금 가방 속에 숨겨 버렸다. 결국에는 바닥에 떨어진 하얀 총알을 선생님이 보게 되고, 시치미를 떼던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총을 빼앗겼다. 아이들은 총을 빼앗긴 분풀이로 보미를 괴롭혔다.

패거리는 학교 밖에서 숨어있다 보미가 나타나면 총을 쏘았다. 보미는 숨어있는 녀석을 붙잡기도 했지만, 총을 쏜 아이들은 증거를 대라며 도리어 큰소리쳤다. 보미는 학교 밖에서는 총알에 시달렸고, 학교 안에서는 왕따에 시달렸다.

민경이는 보미의 괴로움을 듣고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비비탄 총은 위험하기 때문에 14세 미만 아이에게 팔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초등학교 5학년인 이 아이들은 학교 앞 문방구에서 거리낌 없이 총을 사서 논 것이다. 아이들은 그것이 불법인지 알지 못한다. 불법인 줄 알면서 총을 판 어른과 어릴 때부터 '놀이'라는 묵인 아래 전쟁판을 만들어준 어른이 문제다. 보미와 민경이는 게시판에 벽보를 붙인다.

'전쟁은 놀이가 될 수 없습니다! 장난감 총을 가지고 놀지 맙시다! 전쟁을 놀이 삼아 즐기지 맙시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많은 어린이들이 전쟁으로 목숨을 잃었고 불구자가 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이 전쟁터에서 죽어가고 있습니다.'(본문 74~75쪽)

벽보의 힘은 점점 커졌다. 지지하는 아이들이 하나둘 늘어나더니 어느 때부터인가 아이들은 이 모임을 '평화모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한발 더 나아가 장난감 총 회수통을 만든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가 총을 가져와 버린다. 산더미처럼 쌓인 총을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들이 찾아낸 엉뚱한 해결책은 바로 장난감 무기를 판 사람에게 되돌려주는 것. 평화모임 아이들은 방과 후 노란색 종이를 한 장씩 들고 모였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무기 팔지 마세요!'
   
아이들은 노란 푯말을 들고 문방구를 돌아다니며 주인에게 장난감 총을 돌려주었다. '평화모임' 아이들의 행동은 인터넷을 통해 미국에 있는 제니에게까지 전해진다. 제니는 가게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대담한 아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느꼈다. 제니는 한국의 '평화모임' 아이들로 인하여 미국 전 지역에 무기반대 운동 물결을 일으킨다. 미국 의회에서 법률안이 통과되어 대통령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는 단계에까지 이른다.

아! 그러나, 애석하게도 지금까지는 동화 속 이야기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동화 속과는 너무나 다른 세상이다. 그래도 우리는 봄을 기다리듯 우리의 뜰 안에 무기 없는 세상을 기대하며 평화의 씨앗을 뿌려야 하리라.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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