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거장·패밀리 부문 신설
- 학술 컨퍼런스 등 교류 강화

올해 제34회를 맞는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가 성장을 위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5년 만에 집행위원장 교체를 단행하며 전환기를 스스로 마련한 BISFF는 '아시아 단편영화 허브'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안팎에 알렸다. 다음 달 25일부터 30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제34회 BISFF는 '더 가까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주요 프로그램을 확정했다.

BISFF는 올해 '프리즘'과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패밀리 단편' 부문을 신설했다. '프리즘'은 거장들의 단편영화를 소개하는 섹션으로, 올해는 특히 실험영화에서 주요 감독으로 꼽히는 마크 라파포트 감독이 직접 방문해 심사와 작품해설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케빈 제롬 에버슨, 톰 앤더슨, 장 마리스트로브 감독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패밀리 단편'은 원래는 가족이 함께 즐기는 단편영화를 소개하는 섹션이었는데 이를 각각 5~10세 어린이와 청소년 을 위한 영화로 세분했다. 5~10세 어린이를 위한 상영에는 자막 없이 음악과 의성어만으로 이뤄진 단편 애니메이션 등이, 청소년을 위한 상영에는 세계 청소년의 고민과 관심을 담은 영화가 소개된다. 베리어프리 특별 상영 프로그램도 대폭 확대한다. 관객과 시민에게 '더 가까이' 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시도다.

세계 단편영화 경향을 읽는 '커튼콜'에서는 올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BFI 런던영화제와 시체스판타스틱영화제 수상작을 포함해 주요 영화제 단편영화 수상작 8편을 선보인다.

주빈국 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다. 매년 한 나라를 정해 단편영화와 그 나라 문화를 만나는 주빈국 프로그램은 BISFF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건국 150주년을 맞은 캐나다가 선정됐다. 이번 BISFF에서는 '캐나다 파노라마' '캐나다 원주민 특별전'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 특별전' 등 30여 편 영화를 소개한다.

VR 등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 흐름을 보여주는 전시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하며, 내년 주빈국인 뉴질랜드의 작품을 미리 보는 '프리퀄 오브 뉴질랜드'도 진행된다. BISFF 관계자는 "많은 나라에서 먼저 주빈국이 되고 싶다는 문의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교류도 강화했다. 지역 영화학과와 교류하고 제작비를 지원하는 '오퍼레이션 키노'는 참가팀이 꾸준히 늘어 올해 지원팀을 늘렸다. 선정된 팀은 부산을 배경으로 한 단편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각국 단편영화 현안에 대해 터놓을 얘기하는 토크 프로그램도 만들었고, VR과 같은 미래 영화 형태를 논의하는 학술 컨퍼런스도 있다. 아시아 단편영화 전문가들이 교류하는 아시아영화 오픈토크도 진행한다.

차민철 BISFF 집행위원장은 "단편영화만의 가치가 있지만, 이를 알릴 창구는 현실적으로 영화제가 유일하다. 올해 BISFF는 '아시아 단편영화의 허브'로 도약하자는 비전을 공표하는 장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활발한 교류와 좋은 프로그램으로 아시아 단편영화의 중심이자 창구가 되겠다"고 말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