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두 번째 공립미술관인 부산현대미술관 초대 관장으로 김성연(52) 전 평창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이 내정됐다. 내정자가 비제도권에서 주로 활동했고, 부산비엔날레에 '각을 세운'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뜻밖의 결정이라는 반응과 함께 깨끗하고 참신한 '차세대'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김성연

　부산시는 사하구 을숙도 부산현대미술관 초대관장으로 김성연 '2017 평창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을 내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14일까지 '현대미술관장 개방형 직위'를 공모한 결과 8명이 응모했다. 시는 이들을 대상으로 선발시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김 내정자를 선정했다.

　김 내정자는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부산의 대안공간 반디 대표 ▷부산국제비디오아트페스티발 운영위원장 ▷부산비엔날레, 무빙트리엔날레, 싱가포르오픈미디어아트페스티발 전시기획자 ▷월간미술잡지 '비아트' 발행인 ▷경성대 미술학과 교수 등을 거쳤다.

　그는 2002년부터 2011년까지 9년간 부산에서 대안공간 '반디'를 운영하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신진 작가 발굴 및 지원, 레지던시 프로그램, 지역민 참여 행사 개발 등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통해 대안적·진보적 미술 문화 형성에 기여했다. 최근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평창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을 맡아 비엔날레의 새로운 방향과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내정자는 '2014년 부산비엔날레 파행' 당시 그 중심에 있었다는 점에서 시의 결정이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당시 전시감독 선발 심사 과정에서 김 내정자는 1위로 선정됐다. 하지만 외국인 감독과 함께 공동감독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부산비엔날레 측에서 받자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는 부산 미술인들이 부산비엔날레를 보이콧한 단초가 됐다. 이 탓에 2014 부산비엔날레는 파행을 겪었다.

　부산 미술계에서는 일단 기대감을 나타낸다. 부산 지역 출신인 데다 비제도권에서 주로 활동한 '비주류'가 공립 미술관장 자리에 올랐다는 점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김 내정자는 참신한 작가를 발굴하고, 지역성과 세계적인 미술 경향을 조합해 현대미술관이 제대로 자리 잡게 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내정자는 5월 중 정식 임용된다. 임기는 2년이며 5년 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현대미술관은 지난 2월 말 준공하고 오는 11월 사전 개관, 내년 3월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