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각) 개막한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새로운 개봉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포시즌즈 호텔에서 열린 '옥자'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왼쪽)과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제공

'옥자'는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가 600억 원을 투자한 영화로, 칸영화제 상영과 관련해 논란을 빚었다. 최근 프랑스극장협회는 넷플릭스가 제작한 '옥자'가 극장 상영과 온라인 서비스를 동시에 하므로 극장 상영 3년 후에야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한 프랑스 법률을 위반했다며 경쟁부문 진출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프랑스영화위원회는 넷플릭스가 프랑스 극장에서의 제한 상영을 위해 신청한 '옥자'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결국, 칸영화제가 내년부터 프랑스 개봉 영화에 한해 영화제 초청을 한다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하면서 '옥자' 상영이 가능해졌다.

'옥자'를 두고 벌어진 이번 사건의 원인은 영화를 소비하는 다양한 플랫폼이 생기면서 극장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를 바탕으로 한다.

고전적인 의미의 영화는 극장 상영을 전제로 제작된 영상물이다. 하지만 현재 영화를 소비하는 방식은 극장에 한정되지 않는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IPTV나 케이블,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많은 관객이 영화를 본다. 지난해 '곡성'의 IPTV와 디지털케이블TV 이용 건수는 117만9372건으로 매출 78억9000만 원을 올렸고, '부산행'도 6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년 IPTV와 디지털케이블TV의 영화 매출은 늘어나고 있다. 이는 제작사 입장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기에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극장업자는 향후 극장 수입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옥자'는 극장 개봉 이후 홀드백 기간을 거쳐 2차 플랫폼에서 공개되는 일반 영화와 달리 극장과 넷플릭스에서 동시에 공개하기에, 국내에서 또 한 번 논란을 겪을 수 있다.

지난 15일 서울 포시즌즈 호텔에서 열린 '옥자' 기자 간담회에서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책임자인 테드 사란도스는 "넷플릭스를 통해 6월 29일 전 세계 190개국에 릴리즈된다. 한국 관객은 영화를 극장과 넷플릭스, 양쪽에서 다 보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웹무비를 표방한 저예산 영화나 '극장 개봉작'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한 영화를 제외하고 일반 상업영화가 극장과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동시 공개된 바가 없기 때문에 '옥자'의 개봉을 두고 국내 극장들이 반발할 여지가 있어 몇 개 스크린에서 상영될지 두고 볼 일이다.

그렇다면 봉 감독은 '옥자'의 개봉 방식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한국 관객을 위해 한국에서는 폭넓게 개봉한다는 협의를 하고 시작했다.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어느 정도 마음을 놓았다. 프랑스에서 일어난 일련의 상황들도 스트리밍이나 극장, 결국은 공존하게 되리라고 본다. 그런데 어떻게 공존하는 게 가장 아름다운 방법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봉 감독의 신작 '옥자'의 새로운 배급 방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두고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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