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요계에 두 가지 경사가 있었다.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각) 세계적인 음악대학 버클리음대에서 한국인 최초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것과 K-팝을 대표하는 그룹 방탄소년단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한 것이다. 80세의 신중현과 20대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 전해준 기분 좋은 소식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기타리스트 신중현이 지난달 30일 서울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린 튠업 헌정앨범 '신중현 THE ORIGIN' 발매 기념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먼저 신중현은 트로트 일색이던 1960~1970년대 국내 음악계에서 '한국적인 록'이라는 음악 세계를 개척하고 꾸준히 도전해 크게 성공했다. 그는 록은 물론 모든 장르의 후배 뮤지션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으며, 이번 명예박사 학위는 그 공로를 해외에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린 튠업 헌정앨범 '신중현 THE ORIGIN' 발매 기념 미디어데이에서 신중현은 "음악만 열심히 했을 뿐이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저로서는 더 이상의 바람이 없을 정도의 결실을 주신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서양의 록 음악에 한국적 음악을 접목해 '한국적 록'을 탄생시킨 계기에 대해 "1960~70년대에는 세계적으로 록 음악이 붐이었고, 록은 모든 음악을 수용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각 나라의 문화를 록에 얹어 세계 공통어로 교류했다. 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우리의 장단과 흥, 정서를 록에 얹어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음악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록을 통해 전 세계에 우리 문화를 알리는 작업을 평생 해오고 있는 그는 한국문화의 세계화라는 측면에서 되새겨볼 만하다.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기자 간담회 모습.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이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 상을 받은 것 또한 의미가 있다.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은 지난 1년간 앨범 및 디지털 노래 판매량, 스트리밍, 라디오 방송 횟수, 공연 및 소셜 참여 지수 등의 데이터와 5월 1일부터 진행한 글로벌 팬 투표를 합산해 최종 수상자를 선정했다. 방탄소년단은 6년간 이 부문을 독식한 저스틴 비버를 누르고 수상했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수상은 중소기획사 출신의 그룹이 전 세계적으로 성장했다는 점, 그리고 SNS와 팬덤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5년 차 그룹인 방탄소년단은 데뷔 전부터 하나의 계정으로 된 SNS를 통해 자신들의 소소한 일상을 소개했으며, 데뷔 이후에는 일상은 물론 SNS에 게재할 다양한 콘텐츠를 멤버 스스로 개발하며 꾸준히 소통해왔다. 그래서 팬클럽인 아미는 강력한 팬덤을 자랑한다.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기자간담회에서 멤버 슈가는 "진심을 담아서 SNS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데뷔 전부터 팬들과 소통해왔다. 가식적으로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연예계는 물론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도 SNS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방탄소년단의 SNS 소통법은 눈여겨볼 만하다.

신중현과 방탄소년단, 한국 가요계를 대표하는 두 신구세대 뮤지션은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작업을 꾸준히 해나가겠다고 했다. 진심을 다해 꾸준히 하는 것,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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