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출신 국제 NGO 활동가
- 여행의 진정한 의미·가치 전달
- "호기심·믿음·열린 마음 있으면
- 돈 없어도 행복한 여행 가능해"

당신의 '성공한 여행' 기준은 무엇인가?

'여행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의 저자인 여행가 추스잉. 책세상 제공

누군가는 밤새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 최저가 항공권과 저가 숙소를 구한 뒤 남들보다 싸게 다녀온 여행에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어떤 이는 누구나 알 만한 명소와 레스토랑에서 찍은 사진을 자랑하며 자신의 고급 여행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또 다른 이는 여행에서 먹고 마시며 일상에 억눌렸던 자신을 풀어헤치고, 바쁜 일상을 쪼개 여행을 떠났다는 것 자체에 만족할 것이다.

하지만 과연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행복함을 느끼는 이는 얼마나 될까. 여행을 통해 지친 심신을 달래려 했으나 오히려 짜증과 불만을 느끼고 돌아오거나, 여행이 끝났다는 허망함에 다시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지는 않는가.

본격적인 휴가철 여행을 계획하는 이라면 여행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을 권할 만하다.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행자'로 여기는 저자 추스잉의 '행복한 여행법'을 통해 여행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대만 출신의 저자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16세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을 여행하며 자신의 '여행 DNA'를 발견했다. 이후 세계를 종횡무진하며 이집트 AUC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에서 공공정책학을 공부했으며 현재 국제 NGO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행복한 여행은 무엇일까. 그는 자기 안에 숨겨진 '여행 DNA'를 발견하고 단련시킬 것을 권한다. 저자의 경험을 보자. 그는 '재밌겠다'는 마음 하나로 대만 전통 탈을 들고 일본으로 건너가 처음 본 사람들과 팀을 이뤄 후지산 아마추어 자전거 경주에 참여했다. 우승에 집착하기보다 사람과 교감하고, 대만 전통 탈을 쓴 자신을 보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고 웃음 짓고, 다른 팀원을 응원하는 기쁨을 누린 데 만족한다. 남들에게는 괴상하게 보였지만, 그에게는 행복한 여행이었다.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자신과 타인에 대한 믿음, 열린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행복한 여행의 또 다른 걸림돌인 돈에 관한 생각도 또렷하다. 저자는 여행 경비에 연연하기보다 주어진 돈만큼 여행하고, 더 필요하다면 현지에서 벌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여행 DNA가 강해지면 더이상 돈에 구애받지 않고 여행할 수 있다.

저자는 풍부한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부모와 자녀의 여행법, 자신에게 맞는 여행 DNA 씨앗 심기, 외국인과 만남에서 생각해야 할 자세, 가격 흥정과 팁 주기 등 다양한 여행법을 소개한다. 여행에 관한 생각을 다시 하게 하고, 행복한 여행을 준비하는 데 참고할 가이드로 충분하다.

"나는 여행을 통해 나 자신을 찾았다. 여행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더 새롭고 더 나은 나를 찾을 때까지 '여행자'라는 이름표를 달고 나를 정의하게 했다. 그저 여행을 위한 여행은 계속할 필요가 없다. 여행 DNA가 튼튼한 여행자는 여권에 몇 개의 도장이 찍혔는지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장소를 바꿔가며 자유롭게 일상을 살아간다."(243쪽)

김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