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사, 두 갈래 이주사로 이해

우리 고대사를 이주사의 관점으로 풀었다. 이주사에는 크게 두 갈래 길이 있다. 하나는 중원에서 중국 동북 지역을 거쳐 한반도로 이주한 길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 서북 지역의 가장 높은 산인 천산 주변과 그 너머 세계에서 초원로를 타고 만주를 거쳐 유입된 길이다. 문화로 읽어낸 우리 고대사는 그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문화코드를 3부로 나눠 36가지 이야기로 들려준다

1부 ‘초원에서 불어온 바람’은 한반도로 이주한 조상 중 유목 문화를 가졌던 사람들이 있었음을 고찰한다. 신라 김 씨 왕족의 근친결혼 풍습은 넓게는 유목 문화와 관련이 있고, 천산 주변에 살던 ‘사카족’과 맥이 닿아 있다는 것이다. 또 문무왕의 출생담과 관련한 전설이 페르시아를 창업한 키루스의 탄생신화와 흡사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천산 주변에 전해지던 이야기가 신라 왕실 조상들의 이주와 함께 전해졌다고 주장한다.

2부 ‘동남쪽 그림자에 서북의 자취가’에서는 신라의 문화 흔적 중 중국 중원과 만주에서 펼쳐졌던 농경 문화를 찾는다. 박혁거세 신화 새로 읽기도 시도한다. 박혁거세 신화는 중원의 농경문화와 관련 있는 신화소를 갖고 있으면서도 북방 유목 문화의 요소도 포함한다. 저자는 혁거세 신화를 설명할 암각화가 내몽골과 시베리아에 있는 정황으로 보아 이 신화가 편집되던 후대에 북방적 요소가 개입됐다고 해석했다.

3부 ‘대륙에서 열도로 간 바람과 태양의 후손’은 대륙에서 한반도로 들어온 세력이 현해탄을 건너 일본의 주류로 성장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 세력은 한반도 동남으로 진출해 진한 땅에서 꽃을 피웠고, 일본으로 진출했다. 일본으로 가장 먼저 진출한 세력은 진인이고, 다음은 변진인, 다음은 부여인이었다. 저자는 일본 천왕가가 진인과 변진인의 결합으로 탄생했고, 부여인은 그들을 돕는 위치였다고 본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