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유행어인 ‘4차 산업혁명’을 말할 때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자동차, 인공지능 등이 단골로 꼽힌다. 이들 말고도 엄청난 ‘강자’가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다. DNA 혁명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저자 강릉원주대 전방욱(생물학과)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가 발견 또는 발명된 지 이제 5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 기술은 막강한 위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돌연변이 유전자 교정을 통한 체세포 유전자 치료, 자녀의 유전병을 막기 위한 배아 및 배우자세포 돌연변이 유전자 교정, 외래 유전자를 도입하지 않는 식물 유전체 변형, 해충이나 침입종의 멸종과 멸종 동물의 복원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습니다.”(6쪽)

유전자 가위는 “특정 부위에서 DNA를 절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광범위한 효소”(19쪽)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현재로는 가장 효율 좋고 뛰어난 유전자가위다. 사람을 비롯한 온 생명의 유전자를 ‘디자인’할 수 있음을 뜻한다. 혁명이라 표현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불치)병을 고치고, 예방하고, 동식물을 DNA 단위에서 변형해 산업과 의학에 활용하고, 멸종된 동물을 복원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단순히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놀라운 세계와 가능성’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최신 경향과 성과를 촘촘히 담았지만, 동시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가 불러들일 수밖에 없는 ‘생명 윤리의 문제’를 깊이 고민한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