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신라 때 사찰 형태 갖춘 듯
- 임란 때 승병 거점… 대부분 불타
- 최근에야 일주문 신축 등 마무리
- 대광전 관음삼존벽화 보물 지정
- 석조여래에서 나온 복장유물 중
- 고려 말 천노금강경 발굴되기도
- 봄엔 매화꽃, 가을엔 단풍 장관

신흥사는 경남 양산시 원동면 영포리 축천산 기슭에 자리한 사찰로,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이다. 신흥사가 위치한 영포마을은 예로부터 닥나무로 만든 한지가 유명했고 골이 깊고 기암괴석과 폭포가 많은 등 경관이 수려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이 사찰은 301년(신라 기림왕 4년)에 신본선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나 당시는 신라에 불교가 전래되기 전이므로 신빙성이 떨어진다.

7세기 무렵 원효대사가 세웠다는 설도 있으나 이 역시 기록으로 전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서 볼 수 있듯 통일신라 무렵에는 어느 정도 사찰의 규모를 갖추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물 제 1120호로 지정된 신흥사 대광전 모습. 대광전에는 불상과 벽화 등 여러 국가지정 보물이 있다. 신흥사 제공

■다양한 보물 보유한 전통사찰

창건 이후 조선중기까지의 연혁은 전해지지 않으며 1592년 임진왜란 때 승군의 거점이 되어 왜군과 격전을 치르면서 건물 대부분이 전소되었다고 전해진다.

1657년(효종 8년)에 이르러 지금의 대광전을 건립했다. 1988년 보수 때 발견된 상량문의 기록과 이보다 4년 전의 기와(암막새)를 통해 지금의 건물이 당시 중창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신흥사라는 명칭도 이 무렵 새롭게 절을 중창하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인 듯 하며 이 때부터 지금과 같은 규모의 가람을 형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의 역사는 대광전에 남아있는 현판을 통해 1801년(순조 1년)에 대웅전을 중수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1854년(철종 5년) 요사인 응향각을 건립하고 1929년에 대웅전 후불탱을 조성하는 등 불사를 이루었으나 다시 쇠락했다. 1983년부터 지금까지 신흥사 조실 동운 영규 스님이 가람을 새롭게 정비했다. 1985년 삼성각 신축을 시작으로 1987년에 적묵당을 짓고 1988년에는 국사당을 건립했다. 1988년부터는 허물어져 가던 대광전을 해체, 보수하고 벽화보존 처리작업도 벌였다.

최근에 절의 초입에 일주문을 세우고 천왕문, 지장전, 원통전, 화엄전 등의 불사를 이루어 지금의 가람을 완성했다.

봄에는 눈부시게 하얀 매화가 주위를 설국과도 같이 만들고, 여름에는 울창한 산림이, 가을에는 단풍으로 붉게 물든 경관이 장관이다. 사시사찰 자태를 뽐내며 관광객을 유혹해 영포리를 찾은 방문객들은 대부분 신흥사를 찾는다.

■가야 김수로왕 창건 설화 간직

	17, 18세기에 그려진것으로 추정되는 신흥사 대광전 관음삼존벽화. 이 벽화는 보물 제 1757호로 지정되어 있다 . 신흥사 제공

사찰이 개발의 손길에서 벗어난 원시림 속에 있어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고 재기의 활력을 찾는 힐링·명상 장소로 부상하고 있다.

또 지역 사찰로서는 드물게 사찰 주요 건물과 소장품 등이 보물로 지정돼 볼거리가 풍부한 점도 주목을 끈다.

신흥사는 본전인 대광전(보물 제1120호)을 비롯 불상과 벽화(보물 제1757호) 등이 국가지정 보물로 지정된 유서 깊은 전통사찰이다. 대광전 안의 관음삼존벽화는 관음보살이 물병 대신 물고기를 들고있는 것이 특이하다. 대부분 17세기 중엽에 그린 것이고 일부는 18세기에 다시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해 1월에는 대광전 석조여래삼존상(경남유형문화재 제577호)에서 보물급 복장유물 10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중에는 고려말기 대학자인 목은 이색 선생이 간행한 경전인 천노금강경이 발견돼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 신흥사 대광전에서 발견된 보물급 복장유물 사진. 신흥사 제공

천노금강경은 지금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본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감정 결과 신흥사에서 발견된 이 경전이 중앙박물관 것과 동일본으로 확인돼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들 유물은 조만간 보물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사는 김해 금관가야를 세운 김수로왕과 관련된 창건설화가 있어 흥미롭다.

이 설화에 의하면 만어사(신흥사의 옛 이름)에서 기도를 하던 수로왕에게 산신령이 양주(양산의 옛 지명) 땅에 옥지가 있는데 그 곳에 독을 가진 용이 살고있다. 이를 쫓아내지 않으면 큰 화를 입을 것이라 했다.

이에 수로왕이 정성을 다해 기도를 하니 부처가 주술을 발휘해 만어사에 있던 돌들이 모두 고기로 변하여 옥지에 있는 독룡을 동해로 내몰았다고 한다.지금도 신흥사에 있는 돌들을 두드리면 쇠소리가 나는데 그 때 이후부터라고 한다. 이 곳에 절을 지으니 지금의 신흥사다.

영규 스님은 “가야 김수로왕과 관련된 전설에서 보듯 신흥사가 가야시대에 지어져 통도사보다 역사가 오래됐다는 설이 옛날부터 전해오며 원동이 오래전에는 가야 땅 이었다고 주장하는 역사학자도 많다. 이는 신흥사 역사가 오래됐다는 반증이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