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석 대표, 연합뉴스

문화계 갑질 성폭력 논란에 휩싸인 인물들이 잇따라 재직 중이던 학교의 교수직을 그만두는 위기에 처했다. 교수 자격이 없다는 것부터 학생에 대한 직접적인 성추행까지 그 사유도 가지각색이다.

갑질 성폭력 논란에 휩싸인 오태석 극단 목화레퍼터리컴퍼니 대표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서울예술대학교 학생들이 오 대표의 해임 퇴출을 요구했다.

서울예대 총학생회는 지난 21일 “오 교수에 대한 교수직 해임과 학교에서의 퇴출, 그리고 피해자들에 대한 공개적 사과를 요청한다”고 대학본부를 향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총학은 “(성추행 사건에) 연관된 인물들에 대한 조사도 철저하게 해달라”며 “천인공노할 오 교수 사건으로 학생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빠른 후속 조치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총학은 또 “교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추행, 군기를 포함한 강압적 일들에 대한 조사와 진상 규명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학내에서 이런 추악한 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더는 용인하지 않고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70여편의 희곡을 쓴 유명 극작가이자 연출가로 1984년 극단 목화레퍼터리컴퍼니를 창단했다. 이 극단은 배우 사관학교로 불리며 수십 년 간 공연계의 거물로 군림했다.

그러나 최근 오 대표가 회식 자리 등에서 신체 일부를 만져 피해를 입었다는 여성들의 #미투 폭로가 잇따르고 있으며, 현재 오 대표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단 내 #미투 폭로를 촉발한 고은 시인은 지난 15일 ‘나로 인해서 학교에 누를 끼치기 싫다’며 단국대 석좌교수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현재 단국대는 학교 홈페이지 내 고은 시인과 관련된 기사와 게시물을 내렸다.

고은 시인은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 속에 등장하는 성추행 가해자 ‘En선생’으로 의심받고 있다.

배우 조민기도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당시 여학생들을 성추행했고 학교의 전수조사 결과 사실로 확인돼 사표를 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현재 조민기 측은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교수직 사임 이유를 두고도 학교 측과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배우 송하늘을 비롯해 과거 조민기로부터 배웠다는 이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어서 경찰이 관련 내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최근 조민기 측은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출연이 예정된 드라마에서도 하차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