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스트 메모리즈 2018’

- 최근 2년간 해외서 호평받은
- 전 세계 작품 12편 소개·해설

# ‘2018 아카데미 특별전’

- 내달 4일 아카데미 시상식 기념
- 후보작·앵콜작 등 10편 상영

국내 미개봉 예술영화와 아카데미상을 노리는 대작까지 한 자리에 모았다. 풍성한 화제의 영화들을 마련한 영화의전당으로 봄나들이를 추천한다.

	로빈 캉필로 감독의 ‘120BPM’. 영화의전당 제공

먼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의 프로그램 ‘로스트 메모리즈 2018’이 눈길을 끈다. 27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열리는 이 특별전은 최근 2년간 세계적으로 절찬 받은 수작 중 국내에서 개봉하지 않은 작품 12편을 선보인다. 유명한 중국 감독 왕빙의 ‘미세스 팡’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임종을 앞둔 팡슈잉 부인의 생의 마지막을 깊이 조명한 화제작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 거장 프레더릭 와이즈먼 감독이 만든 ‘뉴욕 라이브러리에서’는 빼어난 공립 도서관의 사회적 효용을 담담히 담은 걸작. 캐나다의 황금광 시대 주무대였던 동토에서 발굴된 필름 자료를 재구성한 다큐멘터리 ‘도슨시티 : 얼어붙은 시간’(빌 모리슨 감독) 등은 다큐의 맛을 보여준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더 포스트’. 영화의전당 제공

고단한 삶을 사는 세 여성의 분투를 그린 ‘어떤 여인들’(켈리 레이차트), 잔 다르크의 새로운 면모를 다룬 ‘잔 다르크의 어린 시절’(브루노 뒤몽), 성 소수자 단체의 행보를 다룬 ‘120 BPM’(로빈 캉필로) 등도 소개된다. 필립 가렐, 스와 노부히로 등 거장의 작품도 있다. 클레르 드니(프랑스), 샐리 포터(영국), 켈리 레이차트(미국), 루크레치아 마르텔(아르헨티나) 등 개성 뚜렷한 여성 감독 네 명의 치열한 작품 세계를 만나는 기회이기도 하다. 상영관을 점령한 블록버스터 탓에 ‘선택권’을 뺏겨 서운했던 영화팬이라면 서둘러 달려갈 만하다. 박인호 영화평론가의 영화해설 시간도 있다.

올해 오스카상이 누구에게 갈지 가늠해볼 자리도 있다. 영화의전당은 26일부터 한 달간 아카데미 시상식 화제작을 모은 ‘2018 아카데미 특별전’을 개최한다. 다음 달 4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달굴 화제작 10편이 4주 동안 상영되는 흔치 않은 기회다.

먼저, 감독상·작품상 등 13개 부문 후보로 오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이 상영된다. 1960년대 우주 진출 경쟁이 한창이던 미항공우주연구센터 비밀실험실을 배경으로, 언어장애인 청소부 엘라이자와 괴생명체의 기이하고 신비한 사랑을 그린 판타지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배우 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의 믿고 보는 조합으로 ‘워싱턴 포스트’ 기자들의 사투를 그린 실화극 ‘더 포스트’, 석유재벌 J. 폴 게티의 손자 납치 실화를 그린 ‘올 더 머니’도 놓칠 수 없다.

딸을 살해한 범인을 찾기 위해, 경찰의 무능한 수사를 탓하는 광고판을 세운 어머니 이야기를 그린 마틴 맥도나 감독의 ‘쓰리 빌보드’, 배우 그레타 거윅의 감독 데뷔작 ‘레이디 버드’, 안드레 애치먼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신작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 국내 미개봉 작품도 관객을 찾는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각각 받은 ‘문라이트’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라라랜드’ 앵콜 상영도 마련된다.

다음 달 4일 오후 3시에는 영화의전당 대중영화 담론 프로그램 ‘알·재·신·영’에서 영화 ‘더 포스트’를 상영하고 관객과 대화를 나눈다. 같은 달 15일 오후 7시 필로아트랩 이지훈 대표가 영화 ‘쓰리 빌보드’에 관해 강연한다. 영화의전당 홈페이지(www.dureraum.org) 참조.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