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대한항공 직원들 내에 개설된 ‘직원 카톡방’ 개설자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 대화방에서는 ‘총수 일가 갑질’의 증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을들의 반격은 물벼락 갑질이 불거진지 채 일주일이 되지 않아 시작됐다. 한 직원에 의해 카카오톡 익명 제보방이 생긴 것이다. 마음 놓고 제보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1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채팅방에 참여하고 있다.

이명희 씨의 갑질 영상이 나온 것도 이 채팅방이다. 단순한 갑질을 넘어 위법의혹 수사가 본격화한 것도 용기있는 제보 덕분이었다. 이곳에서 직원들은 자신이 가진 정보를 나누고 서로에게 힘을 보탠다. 을들은 어렵게 낸 용기가 단순한 반발로 그치지 않으려면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해방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런 공간을 만든 이유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조현민의 대한항공 녹취파일 공개한 직원분 혼자 이 싸움에 놓아둘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파업을 하더라도 일부 인원만 할 수 있어 실효성이 없다. 대한항공 노조는 사실상 어용노조다. 그렇다보니 직원들 입장에서 봤을 때 권리를 주장하고 갑질에 대응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단톡방을 만들었다. 대략 1600명이 활동하고 있고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전체 직원이 2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이제 시작이라 생각한다.

▶3개 노조가 있지만 어용이라고 말씀하셨다. 3개 노조가 제대로된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보는지.

맞다. 3개 노조에서는 노조 위원장 탄핵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여러 언론을 통해 알려진 조 회장 일가의 폭언과 폭행 사례가 직접 만드신 단체 채팅방에서 나왔는데. 어느 정도의 얘기들이 모여있는지.

최근 이명희 씨의 동영상이 대표적으로 볼 수 있다. 카카오톡은 서버에 기록이 남아 또 다른 메신저로 제보를 받았다. 그 중에 그 영상이 있었다. 사실상 직원 분들이 밝힌 이명희 씨의 갑질은 극히 일부분이다.

▶임신한 직원이 30분 동안 소나기를 맞으며 수행을 했어야 했다는 것도 여기 올라온 내용인지.

그 부분은 저희가 한게 아니다. 다른 쪽에서 나온 제보다.

▶극히 일부라고 했는데 1600분이 모여서 어떤 얘기들이 오가나.

오늘 추가로 제보가 된건데 대한항공 회사 비서실에서 직접 이명희 씨를 관리했다. 특정 상품을 구매해 한국으로 보내달라는 거다. 철저히 보안을 요구했다. 구체적인 구매방법이 안나오긴 했지만 충분히 의심이 가능한 부분이다. 사실상 횡령이 되는거 아닐까 생각한다.

▶또 다른 사례가 있나.

지금 내용이 제보가 워낙 많이 들어와서 바로 정리가 안되는 상태다. 딱히 말씀드릴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다.

▶많이 쏟아져나오는 문제이건 사례건 이런 것들이 제보를 걸러낼 수 있는 과정이 있는지. 이렇게 제보한다고 해서 다 사실 그대로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확인절차가 있나.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기준을 정했다. 일명 카더라는 거르고 구체적인 물증이 있는 자료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이건 저 혼자 확인할 수 없어 기자분들의 도움을 받는 과정을 거친다. 직원 분들 보호를 위해 익명이나 서버가 해외에 있는 메신저를 이용한다.

▶소환하겠다고 한 관세청은 자유로운가. 이런 물품들을 몰래 들여오는 것에 대해 혹시 이것과 관련한 제보가 또 있나.

있다. 세관 직원과 대한항공 직원 사이의 모종의 거래정황이다. 세관 직원들과의 이메일을 주고받은 정황이 있다.

▶압력을 받고있다든가 모니터당한다든가 하는 사례나 염려는 없는지.

실제 단톡방에 사측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있고 관리자가 누구인지 잡으려 혈안이 되어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발견이 되면 제 신변은 누가 지켜주나 고민도 든다. 하지만 후회하긴 늦었고 그러기엔 너무 많이 왔다. 힘을 내 끝까지 가보려고 한다.

▶이 인터뷰도 걱정될 것 같다.

고민 정말 많이했다. 다른 곳에서도 인터뷰 제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최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