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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주 52시간 근무…영화계는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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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7-05 18:49:49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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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직종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새롭게 적용되는 제도이니 초반의 시행착오는 어느 정도 감수하고 적응해야 할 테지만 그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직종들이 생겨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업종이 대표적이다.
   
영화 ‘1987’의 촬영현장.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와 드라마 제작사는 당장 주 52시간 근무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회사가 많다.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은 2020년 1월 1일,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은 2021년 7월 1일부터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영화 제작사의 경우 대체로 상업영화는 전자, 독립영화는 후자에 포함되기 때문에 각각 1년 6개월과 3년의 유예기간이 남아 있는 셈이다. 외주 드라마 제작사는 대체로 전자에 포함된다.

하지만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는 영화계나 방송계에서는 한숨소리만 나온다. 먼저 영화계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 제작비가 20억 원 이상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물론 아직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한 실례가 없기 때문에 이 액수가 정확하다고 볼 수 없지만 시뮬레이션을 하면 이보다 더 높으면 높았지 낮진 않다는 것이다.

평균 제작비 70억 원이 드는 상업영화의 경우 보통 70회차에서 80회차의 촬영을 한다. 하지만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면 20회차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15억 원에서 20억 원의 제작비가 더 들게 되는 것이다. 제작비 10억 원 미만의 독립영화나 저예산 영화의 경우 열악한 상황 속에서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또한 섭외된 장소의 촬영 시간이 제한되는 경우나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장면을 몰아서 찍어야 하기 때문에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촬영현장의 상황은 변화무쌍해서 이 또한 쉽진 않다. 한 현장 스태프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적용되면 스태프의 인원이 1.5배 정도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의 경우 제작비가 2배 늘어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또한 사전제작제가 아닌 경우 드라마 막바지에 다다르면 생방송처럼 촬영하는 경우가 많고, 며칠씩 밤샘 촬영을 하기 때문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편 근무 시간에 대한 모호한 기준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예를 들어 촬영 중 비나 눈이 오는 경우 대기하는 시간을 어떻게 볼 것인가, 지방촬영이나 해외촬영의 근무 시간과 이동하는 시간에 대한 근무 시간 인정 여부 등 정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제작 노동환경의 실태를 조사하고, 노동시간 단축 등 제도 개선을 적용할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하지만 이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업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젓고 있다. 한 제작자는 “지금까지 문체부가 해온 것을 보면 현장과 너무 괴리된 경우가 많았다. 영화나 방송은 이번에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근로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 특례업종에서 제외됐는데, 다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영화계와 방송계는 필연적으로 제작비 상승과 촬영현장의 혼란이 예상되는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 만반의 준비가 필요한 때지만 난감함을 느끼며 깊은 주름만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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