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여 년 작업흐름 한눈에

- 동물·어린이 모티브 따뜻함 특징
- 날카로운 통찰력과 섬세한 표현
- 국내 미발표작 등 180여 점 전시
- 동명영화 무료상영 부대행사 등

팀 버튼이 감독을 맡고, 조니 뎁이 주연으로 활약해 환상적인 이야기를 펼친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같은 제목의 어린이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이 원작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그림을 그린 원화가로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일러스트 작가 퀀틴 블레이크의 원화 전시가 가족·어린이 관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 갤러리에서 9월 30일까지 열리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원화 작가 ‘퀀틴 블레이크 展 in 부산’에서 어린이 관람객이 설명을 듣고 있다. 부산시민회관 제공

부산시민회관(부산 동구 범일동)은 소극장에 있는 갤러리(1, 2층)에서 오는 9월 30일까지 ‘찰리와 초콜릿 공장 원화 작가, 퀀틴 블레이크 in 부산’ 전을 연다. 전시는 퀀틴 블레이크(86·Quentin Blake)의 60년 작업 흐름을 한눈에 보는 작품 180여 점과 그의 작업실을 재현한 공간으로 구성됐다. 퀀틴 블레이크가 저술한 책과 국내에 발표되지 않은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부산시민회관이 여는 첫 ‘블록버스터’ 전시다. 지난해 10월 재단법인이 된 부산시민회관은 그동안 대관 위주로 운영하던 갤러리에 다양한 기획전시를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퀀틴 블레이크 전’은 서울 홍대 앞 복합문화공간 KT&G 상상마당의 ‘20세기 거장 시리즈 다섯 번째’ 전시를 유치해 부산 전시장 사정에 맞게 재구성했다.

퀀틴 블레이크는 1932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16세이던 1949년 ‘펀치 매거진(Punch magazine)’ 만화가로 첫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허클베리 핀의 모험’ 등의 삽화와 ‘찰리와 초콜릿 공장’ ‘내 친구 꼬마 거인(The BFG)’과 같이 다른 작가와 협업한 작품, 자신의 책까지 300여 권 그림책에 그림을 그렸다. 1980년에는 ‘마놀리아 씨’로 해마다 영국에서 출판된 그림책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의 작가에게 수여하는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Kate Greenaway Awards)을 받았다. 1996년에는 글 없는 그림책인 ‘어릿광대’를 펴내 아동문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 ‘올해의 어린이 책’으로 선정됐다.

	퀀틴 블레이크의 1995년 작 ‘어릿광대(Clown)’. 부산시민회관 제공

그의 그림은 성인도 감싸주는, 따뜻하며 해학적인 점이 인기 요인이다. 그는 동물과 어린이를 모티브로 인생의 진실과 진리를 유머 있게 풀어낸다. 통찰력은 날카롭고 진지하되, 시선은 따뜻하고 부드럽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원화에는 화려한 색채, 잔잔한 붓 터치, 스케치 선 등 인쇄물에서 볼 수 없는 섬세한 표현이 살아 있다.

그의 활동은 책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1990년대 이후 프랑스와 영국의 유명 박물관·미술관의 전시 기획자로 일했고, 자선활동을 통해 능력을 공공 영역에 펼쳤다. 이 전시에서는 예술과 음악으로 런던 병원을 밝고 활기찬 공간으로 바꾸는 ‘나이팅게일 프로젝트’에 그가 선보인 그림도 만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레스토랑, 극장, 도서관, 잡지나 앨범 표지, 뮤직비디오에서도 인기 만점이었다. 이번 전시에는 잡지 표지와 가수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의 앨범 표지를 장식한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부산시민회관은 부산지역 복지관에서 도슨트(전시 설명 자원봉사자) 교육을 받은 30여 명과 예술고 학생이 참여하는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해운대교육지원청과 협력해 오는 17, 18일 학생 170여 명과 함께 ‘찰리와 초콜릿 공장’ 영화를 무료로 보고 전시를 관람하는 특별행사를 진행한다. 관람 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 성인 8000원, 초중고생·경로 우대 3000원, 미취학 아동 2000원, 유아·장애인 무료. (051)630-5232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