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국가 예산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부산시는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난 17일 부산을 찾은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BIFF 육성을 위해 영화제 관련 예산을 일반회계로 전환해 안정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19일 밝혔다. 오 시장은 한 정무수석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정부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직격탄을 맞은 BIFF의 글로벌 위상과 지위가 심각하게 훼손된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현재 영화진흥위원회의 공모사업으로 지원되는 국비를 일반 회계로 전환하고, 증액 편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글로벌국제영화제 지원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일반 회계를 통한 국고지원에서 2011년부터 영화발전기금 지원, 2013년부터는 공모제로 전환해 6개 주요 영화제에 차등 배분해왔다. BIFF는 다이빙벨 논란 여파 등으로 2015년 영화진흥위원회 지원예산이 전년보다 40%나 삭감돼 ‘정치 보복’ 논란이 일었다. BIFF 예산의 국가 부담 비율은 지난해 기준 6.5%(7억 6000만 원)로, 20~30%에 달하는 칸·베를린·베니스 등 세계 3대 영화제에 비해 턱없이 낮다.

오 시장은 또 영화산업의 새로운 발전 모델인 아시아필름마켓을 부산국제영화제와 분리해 안정적으로 지원해달라고 건의했다. 국제 영화 산업 마켓 중 하나로 2006년부터 시작한 아시아필름마켓은 BIFF 기간 중 4일 간 열린다. 아시아 영화산업과 관련된 모든 비즈니스가 이뤄져 산업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지역 영화계에서는 아시아영상산업 전진기지 구축을 위해 현재 BIFF 연계사업으로 열리는 아시아필름마켓을 BIFF와 분리해 독자적으로 지원,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정부수석측은 “BIFF의 역할과 기여도에 공감하고 문체부 등 관련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홍주 기자 hjeyes@k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