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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면 요리, 알고 먹으면 더 맛있어요

일본, 국수에 탐닉하다 - 이기중 지음/따비/1만8000원

  • 국제신문
  •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  입력 : 2018-09-14 19:14:07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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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일간 일본 누들로드 탐방
- 소바·소멘 등 탄생 역사 흥미
- 10여 가지 우동 촘촘히 소개
- 지역 대표 라멘가게 방문기도

홍콩에 딤섬이 있다면, 일본엔 우동이 있다. 라멘도, 소바도, 소멘도 있다. 어느 나라건 그 나라를 느끼게 하는 ‘소울 푸드’가 있기 마련. 면 요리는 단연 일본의 소울 푸드에 이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일본 공항에 도착해 곱게 간 하얀 참마가 올라간 도로로소바를 맛보았다면, 오사카의 식당에서 가쓰오부시와 다시마를 넣은 육수에 달달한 유부를 더한 간사이 우동을 먹어본 기억을 떠올린다면, 이내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몇 년 전 일본 최초 여성 우주비행사는 지구에 돌아와 가진 첫 인터뷰에서 말했다고 한다. “돈코쓰라멘이 당장 먹고 싶어요”
   
일본 규슈 구마모토에 있는 라멘집 고쿠테이에서 손님들이 라멘을 즐기고 있다.   따비 제공
‘일본, 국수에 탐닉하다’는 일본인의 국민 음식인 면 요리를 매우 넓고 깊게 다룬다. 역사와 문화도 소개하지만 학술적이기보다는 ‘알고 맛있게 먹기’ 위한 흥미로운 안내다. 저자가 밟은 ‘누들 로드’를 따르는 여행지침서로도 손색 없다. 직접 찍은 사진과 유명 가게를 선정하고 맛본 기록까지 접하다 보면 일본 면의 세계에 자연스레 매료된다.

재미있는 점은 소멘, 우동, 소바, 라멘 모두 외래 음식이라는 것. 주로 중국에서 일본으로 들어왔다. 현재 이들 면은 완전히 일본화돼 중국 면과 확연히 다르다. 자취를 따르다 보면 외래문화를 큰 저항 없이 받아들여 자기화하는 일본의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음식과 문화를 잘 엮어낸 대목에선, 전작인 ‘유럽맥주견문록’ ‘맥주수첩’ ‘크래프트 비어 펍 크롤’을 쓴 맥주통(通)으로서 국내 맥주 문화 지평을 넓히는 데 공을 세웠다 자임하는 저자의 미식 내공도 빛을 발한다.

   
일본 소바집 요리사가 소바를 썰고 있다.
여정은 소멘의 발상지 나라 현 사쿠라이에서 ‘소멘로드’로 시작한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면인 ‘사쿠베이(삭병)’에서 한 단계 진화한 제면 방식을 쓴 소멘은 1300년대부터 급속도로 보급됐는데, 색이 희다는 의미의 ‘소’(素)도 이때부터 쓰였다. 엄선한 밀가루로 빚어 쫄깃하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사쿠라이의 미와 소멘부터 일본 최대 소멘 생산지인 규슈 나가사키현의 미나미시마바라 샘물로 만든 소멘까지 소멘의 정수가 펼쳐진다.

우동의 탄생도 흥미롭다. 제분기술과 함께 제철기술이 발달하며, 면을 가늘게 써는 칼이 생기고서야 우동이 탄생했다. 일본 전국시대만 해도 밀가루가 귀해 우동은 귀족이나 승려만 먹을 수 있었으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을 통일한 뒤 오사카성을 축성할 당시 동원된 10만 명 인부의 일상식에 우동이 등장한다. ‘오사카 우동’의 시작이다. 조리 방식에 따라, 재료에 따라 그 종류가 10여 가지인 우동은 책에서 촘촘하게 소개된다.

   
구마모토 라멘집 고쿠테이의 날달걀이 두 개 들어있는 라멘.
일본 면 요리 중 가장 늦게 등장했지만, 급속히 번창해 오늘날 면 요리 중 최고 인기를 누리는 라멘은 책의 절반을 할애했다. 간장을 넣은 ‘쇼유라멘’, 소금으로 간을 한 ‘시오라멘’, 된장을 더한 ‘미소라멘’까지 일본 3대 라멘에 규슈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돈코쓰라멘까지 섭렵한다. 2017년 기준 일본 라멘 집은 8만여 곳. 저자는 북쪽 홋카이도에서 남쪽 가고시마까지 원조 라멘집 중심으로 돌아본 지역 대표 라멘집 방문기를 풀어 놓았다. 일본 면의 역사와 지형이 라멘집 지도를 통해 드러난다.

   
한 달을 계획하고 시작했던 저자의 누들로드는 여행일수로만 100일을 채웠다. 일본 면 기행이자, 일본인의 소울푸드를 찾아나서는 여행이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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