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백두산을 찾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같은 이름을 쓰는 그룹 ‘백두산’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룹 백두산은 한국의 1세대 헤비메탈 그룹이다.

시나위, 부활과 함께 한국의 80년대 밴드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3대 밴드중 하나다.

3대 밴드 중 가장 과격하고 헤비한 사운드를 냈던 밴드다. 보컬 유현상, 기타 김도균, 드럼 박찬, 베이스 김창식.

1970년대 후반부터 미8군 부대를 중심으로 ‘라스트 찬스’, ‘사계절’, ‘사랑과 평화’ 등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던 유현상은 당시에 서라벌 레코드사 음반기획부장으로 활동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헤비메탈 붐이 일자 사비를 털어 당시 ‘솔로몬’ 이라는 밴드의 멤버였던 기타리스트 김도균을 영입해서 밴드 백두산을 결성한다.

초기 5인조에서 세명을 내보내고, 유현상의 옛 동료 베이시스트 김창식, 드러머 한춘근 등을 영입하여 1집 음반을 내고 데뷔한다.

당시 이미 유현상, 김창식, 한춘근은 30대 중반이 넘어가던 베테랑 뮤지션이었고, 김도균은 20대 초반의 젊은 기타리스트였다.

1986년 3월, 시나위의 데뷔 앨범이 발매되고 이후 6월 백두산의 앨범이 발매된다.

데뷔 앨범 ‘Too Fast! Too Loud! Too Heavy’의 상당수 수록곡이 기존에 발매된 유현상 특유의 트로트 성향이 짙은 솔로 앨범들에 수록된 곡들을 편곡했다.

하지만 김도균의 환상적인 연주 덕에 원곡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곡들로서 녹음되었다.

‘어둠 속에서’, ‘말할걸’, ‘뛰어’ ‘웅비’와 같은 곡들은 향후 백두산이 나아가고자 하는 바를 잘 보여준 곡들이었다.

하지만 일부 ‘뽕메탈’이라고 비난하는 이들도 있었다.

베이시스트가 김주현으로 바뀐 뒤, 유현상이 컬트적인 샤우팅 창법으로 선회하여 이듬해에 발매된 2집 은 보다 헤비메탈 밴드에 근접한 백두산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김도균이 작곡한 ’The Moon On The Baekdoo Mountain‘, ’Up In The Sky‘, 유현상이 작곡한 ’Main Charactor(주연 배우)‘ 등을 담고 있다.

당시 밴드는 무려 500회가 넘는 순회공연을 가졌다. 일본의 BURRN!이라는 외국 잡지에 소개됐다.

해외진출을 위해 ’주연 배우‘를 제외하면 가사가 모두 영어로 되어있었으나 해외 진출은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2집 직후인 1987년 김태원이 대마초로 잡혀가는 사건이 벌어져 락 음악계의 부흥에 제동이 걸리면서 유현상은 최윤희와 결혼 뒤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다.

유현상의 아내는 13살이나 연하인 1980년대 국가대표 수영선수인 최윤희다. 아시아의 인어라는 별명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으며, 1982 뉴델리 아시안 게임에서 3관왕, 1986 서울 아시안 게임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이후 발매한 ‘여자야나 갈테면 가라지’ 등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김도균은 1993년 베이시스트 김창식, 새 드러머 최경섭(최소리)과 함께 다시 백두산을 재결성한 뒤 3집 을 발매한다.

김도균이 기타 뿐만이 아니라 리드 보컬까지 함께 맡은 이 앨범은 이전 백두산의 앨범들과 달리 하드락 성향을 띤 앨범이었으며, ‘너를 기다리네’ ‘사랑할거야’와 같은 발라드곡이 인기를 끌었다.

이후 팀은 대마초 사건에 연루되면서 불명예스러운 해체를 맞이한다.

2006년 베이시스트 김창식은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출신의 드러머 이건태와 ‘거북선’ 출신의 보컬리스트 안승배, 그리고 브루탈 데스메탈 밴드 ‘DOXOLOGY’의 기타리스트 문한규와 함께 백두산을 재결성하게 되고, 를 발매한다.

김도균과 유현상이 이끌었던 기존의 헤비 메탈/하드락 성향이 강했던 초창기 백두산과 달리 김창식이 주도해 결성된 백두산의 스타일은 스래쉬 느낌이 드는 파워메탈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08년 유현상과 김도균이 다시 뜻을 모아 1집 활동 당시의 원년 멤버들을 불러모으면서 백두산의 재결성이 이루어졌다.

2009년 4집 을 발매하며 제대로된 백두산의 부활을 알렸다. ‘Up in the Sky’ 등의 이전 히트곡들을 재녹음해 수록됐다. 2011년, 2집 시절처럼 영어로만 가사가 쓰여진 5집 를 발매한다.

이후 백두산은 MBC스페셜 나는 록의 전설이다를 통하여 재조명 받기도 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