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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봄여름가을겨울, 음악과 우정의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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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6월 가요계에 잔잔한 파장을 안겨준 음반 한 장이 탄생했다. 바로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1집 앨범 ‘봄여름가울겨울’로 A, B면에 총 10곡이 수록된 LP판에는 퓨전재즈를 기반으로 한 3곡의 연주곡과 마치 이야기하듯 읊조리는 노래 7곡이 담겨 있었다.
   
‘봄여름가을겨울 30주년 헌정 앨범’에 참여하는 뮤지션들. 봄여름가을겨울 제공
이 앨범은 김종진(기타), 전태관(드럼)으로 결성된 봄여름가울겨울이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첫 앨범으로, 당시에만 해도 퓨전재즈를 국내 가수가 소화하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지던 때라 이들의 음악은 가요계에 영향을 끼쳤다. 물론 이들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김종진과 전태관은 이전에 김현식과 봄여름가울겨울, 그리고 잠시지만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멤버로 활동하며 아티스트 사이에서는 이미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지금도 명반으로 꼽히는 1집에서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내가 걷는 길’ 등을 히트시킨 이들은 이후 퓨전재즈를 기반으로 록, 블루스, 펑크, 어덜트 컨템포러리 등을 넘나들며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거듭했으며, ‘어떤 이의 꿈’, ‘내 품에 안기어’,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아웃사이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의 명곡을 내놓았다.

그런 봄여름가을겨울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그리고 이들의 음악적 성과를 기리기 위해 후배 가수들이 ‘봄여름가을겨울 30주년 헌정 앨범’를 발표한다. 라인업도 데이식스, 오혁, 어반자카파, 십센치, 대니정, 이루마, 장기하, 윤도현, 윤종신 등의 가수와 배우 황정민으로 꾸려져 화려하기 그지없다. 이들은 봄여름가을겨울의 1집부터 8집까지 정규앨범에 수록된 명곡들을 리메이크 한다.

헌정앨범의 제목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이 눈에 띈다. 사실 이번 앨범은 김종진이 수년간 암 투병 중인 전태관을 위해 올해 초부터 준비했다. 전태관은 2012년 신장암 수술 이후 2014년 어깨에도 암이 발견돼 이후 현재까지 투병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재즈바에서 열린 봄여름가을겨울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김종진은 “전태관의 몸에 있는 암세포가 뇌, 머리 피부, 척추뼈, 골반뼈로 계속 전이되고 있고, 그럴 때마다 잘 싸워서 지금까지는 백전백승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어깨뼈를 인공 관절로 바꿨는데 또 전이가 됐다. 그래서 얼마 전에 수술한다고 들어갔는데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못했다. 그때 입원해서 아직 퇴원을 못했다. 매우 조마조마하지만 이번에도 이겨낼 것이라고 믿는다”며 눈물을 글썽거려 숙연하게 만들었다. 또한 데뷔 30주년 소감으로 “전태관과 함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김종진의 모습을 보니 두 사람이 함께 했던 콘서트에서 눈을 맞추며 연주를 하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번 앨범에 참여하는 후배 가수들은 음악적 동반자이자 친구인 전태관을 돕겠다는 김종진의 뜻에 적극적으로 동참의사를 밝혔고, 수익금은 전태관과 그의 가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지난 19일 오혁의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면’을 시작으로 앞으로 두 달간 순차적으로 발표되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음악이 암과 싸우고 있는 전태관에게 큰 의미가 될 것이라 믿는다.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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