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단, 후보 여럿 하마평
- 문화회관은 적임자 없어 고민
- 영화의전당·BIFF 통합에 복잡

부산시가 재단법인 부산문화회관과 부산문화재단, 영화의전당 등 지역 빅3 문화기관의 기관장을 공개 모집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혁신을 외치며 강하게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오거돈 시장이 민선 7기 초기 문화 분야를 주도할 새로운 진용을 어떻게 구축할지 관심이 쏠린다. 문화 분야 기관장들은 지난 7월 오 시장 취임과 함께 일괄 사표를 제출한 뒤 각 기관의 사정에 따라 후임 선정 절차가 미뤄졌는데 공모 작업이 착수됨에 따라 연말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문회화관이 가장 먼저 대표이사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문화회관은 오는 20일까지 대표이사 원서 접수를 한다고 6일 밝혔다. 현 박인건 대표는 제36차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FACP) 총회 이후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지난 4일 행사가 끝났다.

부산문화재단도 이달 안에 새로운 대표이사 공모에 들어간다. 현 유종목 대표는 오는 15일 물러나겠다는 뜻을 지난 2일 시에 통보했다. 문화재단은 이달 중순께 대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공모 절차를 진행한다.

오는 22일 임기가 만료되는 영화의전당 최진화 대표이사 후임도 새롭게 뽑는다. 현재 시와 영화의전당이 채용 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조만간 모집 공고가 나갈 것으로 보인다.

민선 7기 초반을 이끌어갈 문화 수장을 한꺼번에 뽑자 문화계 안팎에서는 누가 오 시장의 개혁 작업에 동참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하마평이 끊임없이 돌았지만 기관별 상황이 달라 예측이 쉽지 않다.

우선 문화재단은 몇 명의 유력 후보가 거론된다. 전직 언론인과 오 시장 캠프에서 활동했던 대학교수, 문화계 인사 등의 이름이 일찌감치 등장했고 문화 관련 단체장을 지낸 인사의 이름도 제기된다. 특정 인사가 사실상 내정 단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문화회관장은 인물난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재단법인으로 출범한 문화회관의 대표는 문화 예술에 대한 조예뿐 아니라 공연장 경영 능력이 요구된다. 이로 인해 부산에서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문화계 인사와 퇴직 공무원이 대표에 도전한다는 소문도 있다.

영화의전당의 경우 사정이 복잡하다. 시는 부산국제영화제(BIFF)와 영화의전당 통합 방침을 정했고 실무 부서에서 법적·행정적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 시와 BIFF, 영화의전당 실무자들이 통합 관련 회의를 갖기도 했다. 문제는 사단법인 BIFF와 재단법인 영화의전당을 통합하는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도 적지 않게 걸린다는 점이다. 특히 새로운 대표가 통합을 주도해야 하는 상황이라 BIFF와의 호흡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영화계에서는 BIFF의 입장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고 실제 관련 인사들의 이름도 거론된다. 이에 대해 BIFF 측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문화 관련 기관장은 전문성과 개혁성이 동시에 요구된다”며 “각 기관의 임원추천위원회에서 공정한 절차를 거쳐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홍주 안세희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