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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우환 조각 또 낙서…접근 막자니 작품의도 훼손 ‘딜레마’

유치원생들이 야외작품에 낙서…부산시립미술관, 학부모측 고발

  • 국제신문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18-11-13 20:07:52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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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훼손 사건 올 들어 2번째
- 작가가 방해물 설치 원치 않아
- 관객 접근 물리적 차단 불가능
- 가치인식 교육 등도 효과 미미

세계적인 현대미술 거장 이우환의 야외 전시 조각품이 관람객의 낙서로 훼손되는 일이 또다시 발생했다. 지난 1월 작품에서 심한 낙서가 발견돼 미술관이 경찰에 신고한 지 9개월 만에 또 낙서 사건이 일어나자 지역의 미술 관계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예술품에 대한 시민들의 낮은 인식 때문에 훼손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미술관이 거장의 작품을 보호하는 데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람객의 잇단 낙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우환 공간의 야외정원 조각 ‘관계항-길모퉁이’ 모습. 현재 작품 주변에는 임시 펜스가 설치돼 일반인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박수현 선임기자
부산시립미술관은 지난달 14일 오후 2시께 이우환 공간의 야외정원에 설치된 조각 작품 ‘관계항-길모퉁이(2015)’에 유치원생 17명이 낙서하는 것을 미술관 직원이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당시 현장에는 아이의 부모들이 함께 있었지만 낙서 행위를 제지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미술관 측에 “아이가 했다는 증거가 있냐”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관 측은 사건 발생 일주일 후 이들 부모를 해운대경찰서에 기물 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이후 부모들이 미술관에 사과와 함께 작품 보수에 드는 비용(300만~400만 원)을 보상하겠다는 뜻을 전해와 미술관 측은 원만한 합의를 고려하고 있다. 시립미술관 관계자는 “경각심을 주는 차원에서 고발했다. 부모들이 사과한 만큼 고발 취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발견된 낙서(위)와 지난달 발생한 낙서. 박수현 선임기자·국제신문DB
문제는 작품 훼손 사건이 올해 두번째라는 점이다. 지난 1월에도 같은 작품에서 심한 낙서가 발견돼 미술관 측이 경찰에 신고(국제신문 지난 3월 26일 자 8면 보도)했다. 경찰이 주변 CCTV를 확인했지만, 화질이 나빠 얼굴과 행위를 식별할 수 없었고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해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미술관 측은 사건 이후 작품 쪽을 향한 CCTV 한 대와 야외정원 바닥에 ‘눈으로만 감상해 주세요-CCTV 촬영 중’ 내용을 새긴 표지판 2개를 추가로 설치했지만, 낙서 행위를 막을 수 없었다.

시립미술관도 난처한 상황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배경에 예술품에 대한 시민의 낮은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아 이우환 작품이 갖는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지난 4월부터 시민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노력을 펼쳤지만, 교육 대상이 한정적이다 보니 큰 효과는 없었다. 여기에 작품 주위에 어떤 방해물도 세우지 말라는 작가의 의사에 따라 펜스를 설치해 물리적으로 관객들의 접근을 막는 것도 불가능하다.
김선희 관장은 “미술관 관람 질서가 나아지기 위해서는 미술관의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 관람객들의 관심과 호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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