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산연구회 7권 전면 개정판
- 초판 나온지 40년 만의 작업
- 내용 대대적 손질 2년 공들여
- 사회지도층이 갖출 덕목 담아

2018년은 다산 정약용(1762~1836) 선생이 전남 강진 땅의 귤동 유배지에서 18년의 긴 유배 생활 끝에 마침내 풀려난(해배·解配) 해이다. 그해 다산은 ‘목민심서’의 초고를 완성했다. 올해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해배 200주년’이자 ‘목민심서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창비 출판사는 다산연구회가 우리말로 옮기고 주석을 단 ‘역주 목민심서’를 1978년부터 1985년에 걸쳐 펴낸 바 있다. 공교롭게 올해는 창비의 ‘역주 목민심서’ 제1권이 나온 해를 기준으로 ‘출간 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다산연구회와 창비 출판사는 ‘목민심서’가 세상에 나온 지 200년이 되는 올해 모두 7권으로 이뤄진 ‘역주 목민심서’ 전면 개정판을 펴냈다. 7권으로 이뤄진 한 질을 동시에 펴낸 ‘역주 목민심서’ 전면 개정판은 무엇보다 “민족의 고전이자 인류의 보전(寶典)의 하나”(전면 개정판 서문 중)인 ‘목민심서’를 독자 곁으로 끌어당겨주고, ‘목민심서’의 가치와 이 고전에서 배울 점을 거듭 생각하게 해준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

1978년 제1권을 낸 뒤 1978년 전6권으로 완간한 최초의 ‘역주 목민심서’는 다산연구회가 오래 노력하고 공을 많이 들여 펴냈다. 출판사 설명에 따르면 “다산연구회 회원은 작고한 분으로 이우성 김경태 김진균 박찬일 성대경 정윤형 정창렬, 현재 활동하는 분으로 강만길 김시업 김태영 송재소 안병직 이동환 이만열 이지형 임형택 등 16인”이다. 이번에 나온 전면 개정판의 교열을 맡은 임형택 선생은 “착수하고 보니 부분적인 손질로 될 일이 아니었고 전면적인 수정·보완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2년 가까이를 이 작업에 몰두하였다”고 서문에서 밝혔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표준 영정.

‘목민심서’는 참으로 뛰어난 학자·사상가·혁신가·관료였던 다산 정약용이 이른바 사회지도층(관료)이 백성을 바르게 인식하고 대해야 하는 근본 이유와 방법을 일관되고도 무시무시할 정도로 구체적으로 밝힌 책이다. 다산의 깊은 고뇌와 애민, 진정하고도 폭이 넓었던 독서와 공부, 특유의 간결하고도 구체적인 접근법 등이 어우러진다. ‘목민심서’는 나온 지 200년이 지난 지금의 독자들에게도 형형한 눈빛이며, 망치 같은 충격이고, 감동을 담은 가르침이다. 고전의 힘을 느끼게 해준다.

전면 개정판에 담긴 ‘목민심서’의 문장을 읽으면서 적지 않은 독자가 전기가 찌릿찌릿 몸을 관통하는 느낌을 줄곧 받을 것이다. 현대의 관료나 이른바 사회지도층이라면 다산의 비판과 지독히도 구체적인 접근법이 ‘두려워서’ 그럴 것이고, 시민이라면 사회가 바로 서려면 모름지기 이래야 하는구나 하는 발견과 배움의 기쁨으로 그러할 것이다.

조봉권 문화전문기자 bgjo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