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단·재단 어떤 법인으로 돼도
- 부서 위주 단순 조직개편 안 해

- 관객 수 늘리는 경쟁력 늘 고민
- 저렴하고 특별한 문화 즐기도록
- 영화의전당 고유장점 더욱 부각”

“영화의전당과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통합에 찬성합니다. 부산시와 BIFF 역시 같은 입장으로 알고 있는데 통합이 양측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지 않을까요. 다만, 최적의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을 감수하고 충분한 논의를 해야 합니다.”

	영화의전당 방추성 신임 대표이사가 지난달 31일 사무실 앞에서 ‘BIFF와의 통합’이라는 과제를 신중히 풀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지난달 26일 취임한 영화의전당 방추성(53) 신임 대표이사를 지난달 31일 만났다. ‘영화의전당과 BIFF 통합’이 올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어야 하는 만큼 방 대표의 고민이 깊다. 방 대표는 통합을 진행하되 관련 과제는 합리적으로 풀겠다는 생각이다. 통합의 강도와 시기 역시 충분한 내부 논의 이후 조절하겠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 방 대표는 “한 기관이 다른 기관을 인수한다는 식의 발상보다 통합의 장단점만을 생각해야 한다”며 “어떤 결론이 나도 모두가 공감하도록 하겠다. 정의로운 결과를 위해 충분한 토론과 공정한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재단법인 영화의전당과 사단법인 BIFF의 조직 형태가 달라 여러 갈등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단법인으로 통합되면 영화의전당 측 고용이 불안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방 대표는 “영화와 관련 없는 부서에서 불안감이 많이 표출되는 것 같다”며 “영화의전당이 영화만을 위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BIFF와 통합한다고 해도 관련 부서 위주의 단순 조직 개편은 하지 않을 것이다. 통합은 두 기관이 시너지를 발휘하고 더 많은 고용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어떤 법인으로 통합하든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고용 불안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객 수를 늘리는 것도 방 대표의 임무이기에 민간 시설은 물론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다. “영화의전당 고유성을 더욱 부각하겠다. 시민이 언제든 저렴하고 쾌적하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곳이라는 장점을 극대화해 차별성을 갖겠다. 통합 시 예술 영화 프로그램만 상영해 영화의전당 수익이 저하된다는 걱정도 오히려 이 같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없는 문화를 1년 내내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높아지면 자연히 사람이 모인다”는 것이 방 대표의 생각이다.

방 대표는 경성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연출, 촬영, 기획 등을 경험했으며 주로 제작자로 활동하면서 영화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파파로티’ 등을 제작했다. 영화 관련 경험은 많을지 몰라도 공연예술 분야는 비전문가라는 지적이 많다. 이런 의견에 방 대표는 “공연 분야에 대해서는 제가 잘 알지 못한다”고 솔직히 인정하며 “모르는 부분은 열심히 공부하고 전문가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듣겠다”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고향 부산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그는 “통합으로 임기가 짧아져도 상관없다. ‘영화 도시 부산’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만족한다. 현장과 잘 소통한다는 장점을 살려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