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준기

- 작년 연출작 ‘엄마가 간다’ 호평
- “신선한 부산 연극계 만들고파”

# 이태성

- 이미 ‘부산 대표배우’ 타이틀
- “쉽고 재미있는 연극 많아지기를”

침체한 부산 연극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젊은 연극인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즐겁다. 한 해를 빛낸 ‘부산의 젊은 연극인’으로 뽑힌 이들과의 만남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제13회 부산 연극인상에서 젊은 연극인상을 받은 극단 누리에의 이태성(왼쪽)과 극단 세진의 윤준기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부산연극협회는 최근 ‘2018 제13회 부산 연극인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젊은 연극인상은 극단 세진의 윤준기(34)와 극단 누리에의 이태성(30)이 받았다. 부산연극협회는 두 사람에게 “최근 3년간 공연·창작 부분에서 뛰어난 활동을 보였다. 앞으로 무궁무진한 발전을 할 가능성이 높아 부산 연극에 공헌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심사평처럼 두 사람은 부산 연극계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하고 있다. 먼저 윤준기는 연기, 연출 두 분야 모두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17년 부산연극제에서 ‘나비가 된 꿈’으로 신인 연기상을 받았으며 극단 ‘드렁큰씨어터’를 창단해 ‘엄마가 간다’ 등을 직접 연출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청년 연극제 ‘내일의 걸작’ 결선에도 진출했다. 연기 활동 외에 1년에 한 작품을 연출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태성은 수상 이력이 화려하다. 부산연극제에서 2010년부터 2016년 사이 신인 연기상, 우수 연기상, 최우수 연기상을 차례로 받았다. 이미 부산을 대표하는 배우라는 평이 자자하다. 그럼에도 둘은 수상 소감을 묻는 말에 단지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구민주(왼쪽), 전성환

두 사람은 젊은 연극인답게 부산 연극계의 현재와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윤준기는 “과거보다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극 대신 안정을 추구하거나 과거를 답습하는 듯한 작품이 많은 것 같다”며 “20·30세대 연극인을 보면 다들 새로움에 대한 갈증이 있다. 그래서 또래 연극인과 많은 교류를 하면서 재미있고 신선한 부산 연극계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태성은 좀 더 재미있는 작품이 필요하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큰 연극제 위주로 흘러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부산 연극은 너무 무겁고 어려운 경향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연극이라는 것이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쉽고 재미있으면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공연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새로움을 원하는 만큼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도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그래서 윤준기는 실험적인 작품을 직접 만들었다. “원래는 배우지만 하고 싶은 작품이 없어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연출을 하게 됐다. 2017년 ‘우리 집에 악플러가 산다’는 작품을 했는데 결혼한 여자들의 이야기였다. 기혼 여배우들이 자유롭게 나눈 대화를 녹취해 대본으로 만들었다”는 윤준기의 설명에 이태성은 “제가 거기 출연했다”고 깜짝 고백하면서 “카페에서 공연을 했는데 정말 새로웠고 덕분에 리얼리티가 살아났다”고 칭찬했다. 이태성은 연기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는 “제가 안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 아직 해보지 않은 악역을 시도하고픈 것도 그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오는 3월 6일부터 열리는 ‘2019 제37회 부산연극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윤준기는 세진의 ‘스트랜딩’, 이태성은 누리에의 ‘여자 이발사’에 출연한다.

한편, 2018년 ‘올해의 연극인상’과 부산 연극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기리는 ‘예인 연극인상’은 각각 극단 아센의 구민주와 극단 공연예술 전위의 전성환에게 돌아갔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