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차로로 주행하던 차량이 한곳으로 모이는 합류구간. 통행량이 급증해 교차로만큼 위험하지만, 운전자들의 인식이 부족해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SBS ‘맨 인 블랙박스’

충청남도에 위치한 한 교량. 1차로로 주행 중이던 제보자의 우측에서 합류도로로 진입한 차량이 밀고 들어왔다. 측면 충돌을 당한 제보자는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밀려나 우측 갓길에 간신히 정차했다. 사고의 원인은 상대 운전자가 한 번에 두 개 차로를 가로질렀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차선변경이 불가능한 실선구간이라 사고를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경기도 화성의 한 국도. 본선도로를 주행하던 제보자가 합류차량이 진입할 수 있도록 양보하던 중 뒤에서 달려오던 차량이 제보자의 후미를 추돌했다. 뒤 차량의 전방주시 태만으로 인한 추돌사고였지만, 제보자는 사고 원인이 또 하나 있다고 말한다.

“합류차량 운전자가 초보여서 그런지 통행 우선권을 잘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그게 사고의 원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합류구간에서 통행 우선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도로교통법을 보면 ‘진로를 변경하는 차량은 다른 차량의 통행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합류도로에서의 통행 우선권은 본선도로를 주행하는 차에게 있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운전자가 많아 사고 위험이 높다.

그런가하면 지하차도와 도로가 만나는 지점에서 황당한 사고를 당한 제보자도 있다. 지하차도를 빠져나온 차량이 2차로에서 주행 중이던 제보자 앞으로 가로질러 들어오면서 측면충돌 사고가 일어났다. 해당 구간은 지하차도를 빠져나온 차량이 도로로 바로 진입할 수 없도록 황색 실선과 시선 유도봉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가해 운전자는 이를 무시한 것이다.

한편, 도로의 구조적 문제가 사고를 유발하는 곳도 있다. 제보자의 앞에서 주행하던 화물차가 차로를 변경하는 순간, 합류하던 택시의 측면을 충돌했다. 더 큰 문제는 사고를 당한 택시가 반 바퀴를 돌아 1차로에 거꾸로 진입한 후, 역주행하며 제보자를 향해 돌진했다. 알고 보니 합류도로를 내려오던 택시가 화물차의 사각지대에 들어가면서 1차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사고현장을 둘러본 전문가는 사고의 원인이 운전자뿐만 아니라 도로의 구조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합류도로와 본선도로가 만나는 지점을 점선이 아니라 실선으로 바꿔 차로변경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합류구간 바로 앞에 이어지는 어린이보호구역의 제한속도 단속카메라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고 위험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경찰청에서는 합류구간에 관한 공식적인 사고통계조차 내지 않고 있다. 게다가 도로교통법에는 합류구간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리도 되어있지 않다. 그렇다면 합류구간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 10일(일) 저녁 8시 45분에 방송되는 SBS ‘맨 인 블랙박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