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개봉한 ‘샤잠!’은 DC에 새로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DC코믹스는 마블 코믹스와 함께 이른바 ‘슈퍼히어로 코믹스’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던 양대산맥이다. 하지만 DC의 작품들은 유독 영화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물론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 시리즈만큼은 논외다.

마블 영화에 비해 DC의 영화들이 흥행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는 여러 이유들이 지적된다. 다음은 그 중 일부와 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개봉한 ‘샤잠!’이 기대되는 이유다.

○ 지나치게 진지하거나 무거운 분위기

마블의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의 캐릭터가 비교적 가벼운 농담을 곁들여 영화를 풀어가는 데 반해 디씨의 캐릭터들은 지나치게 진지하다.

슈퍼히어로 무비를 소비하는 이들 중 대부분은 묵직한 메시지보다는 화려하고 가벼운 즐길 거리를 찾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DC의 영화들은 액션으로 눈요기 거리를 잡았다 싶으면 지나치게 무거운 분위기를 보였다. ‘맨 오브 스틸’ ‘저스티스리그’ 등이 그랬다.

이에 반해 비교적 가벼운 분위기로 제작된 영화들은 이도저도 아닌 괴작(怪作)이 되고 말았다. ‘그린랜턴’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영화는 팬들 사이에서 ‘반지닦이’ ‘마고 로비 화보영화’ 정도로 칭해지기도 한다.

○평면적인 캐릭터

마블의 영화 ‘윈터솔져: 시빌 워’에서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대립은 양측 모두 어느 정도의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 누구의 편에 설 지는 관객의 몫이다.

하지만 DC의 영화들은 줄곧 선명한 선악의 대립 내지는 일관성 있는 영웅성을 보인다. 침략자에 맞서는 슈퍼맨의 모습이 이런 DC의 모습을 대변하는 셈이다. 논외로 칭했던 ‘다크나이트’의 선명한 선과 악의 구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각 캐릭터들에 공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

DC가 새롭게 내놓은 영화 ‘샤잠!’이 기대되는 이유는 그간 당사가 내놓은 패착들을 극복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소년이 우연히 슈퍼파워를 얻게되며 생기는 유쾌한 소동. 그리고 변신을 통해 아이에서 어른으로 변하듯 자연스레 영웅이 돼가는 과정 등을 보면 ‘샤잠!’은 DC가 관객들의 지적에 대해 내놓은 반성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단 하나 우려되는 바는 ‘샤잠!’이 가지고 있는 유머코드가 과연 한국 정서에서도 먹힐 지다. 대부분의 유머가 영어권 국가가 가지고 있는 발음유사성을 기반으로 한 언어유희인 만큼 무엇보다 번역 내지 번안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샤잠!’은 ‘아쿠아맨’에 이어서 DC의 새로운 구원투수로 등극할 수 있을까. 만약 ‘샤잠!’이 팬들에게 가닿는다면 향후 개봉할 ‘조커’ 역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