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 본성 고민 ‘표류기’ 선봬
- 더 성숙해진 극단으로 발돋움

고춧가루부대가 창단 7주년 기념 공연을 부산 연제구 한결아트홀에서 잇달아 선보인다.

창단 7주년 기념 공연을 앞둔 고춧가루부대 단원들.

우선 오는 18~21일 소설 ‘소나기’를 모티브로 한 오브제 연극 ‘소년, 소녀’로 관객을 찾는다. 오브제 연극이란 무대 위에 있는 물체에 배우가 감정을 불어넣어 극을 이끌어가는 연극 양식이다.

이 작품에서는 풍경을 상징하는 소녀를 사랑하는 소년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서정적이고 생동감 있는 극을 만든다. 주위 풍경에 눈길 한 번 주지 못할 정도로 바쁜 사회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치유의 시간이 될 예정이다.

다음 달 28일~9월 1일에는 창작극 ‘표류기’를 공개한다. 연극은 서로 다른 피부색을 가졌음에도 편견 없이 친구가 되었던 9명의 젊은이가 불의의 사고로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립된 공간에서 드러나는 인간 심리와 공동체가 붕괴해 가는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극 중 벌어지는 일을 자세히 살펴보면 나치의 유대인 학살, 제국주의의 만행 등 세계사의 암울한 과거도 떠올리게 된다.

이번 공연은 2012년 7월 청소년 극단으로 출발했던 고춧가루부대가 성인 극단으로 발돋움하게 됐음을 알리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연극으로 색7하다’라는 주제를 정하고 기념 공연에 극단의 성격이 잘 드러나도록 기획했다. 순수함이 살아 있는 ‘소년, 소녀’는 청소년 극단으로서의 7년을 마무리한다는 의미이며, 인간 본성에 대한 성숙한 고민이 돋보이는 ‘표류기’는 성인 극단으로 출발을 알린다.

두 편의 연극이 끝난 뒤에는 ‘한밤의 무대’ ‘어린 왕자’ 등 그동안 선보였던 인기 레퍼토리를 바뀐 극단 성격에 맞게 가공해 선보인다.

안준영 고춧가루부대 대표 겸 연출자는 “중간중간 구성이 바뀌기는 했지만 청소년이었던 단원들이 올해 모두 성인이 되었다”며 “성인 극단으로서 하고 싶은 것이 많아 새로운 도전을 하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문의와 티켓 예매는 (051)868-5955 또는 010-5060-2788을 통해 가능하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