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현 작가는 한국의 전통 보자기를 극사실주의(hyperreallism) 기법으로 표현한다. 단순히 보자기의 주름 표현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들어간 화려한 문양과 장식, 한 땀 한 땀 손수 놓은 자수 표현까지 재현해낸다. 관람객들은 보자기의 사실감에 빠져들면서 그 안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까 궁금해한다. 김시현의 보자기는 실용적인 도구가 아닌 그 자체가 기호와 상징, 색채와 장식으로 구성된 하나의 예술품이자, 소통과 교감의 상징이다.

김시현의 ‘The precious message’. 갤러리아트숲 제공

김 작가는 오는 9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중동 갤러리아트숲에서 개인전 ‘소중한 메시지(The Precious Message)’를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책을 감싼 투명 보자기 신작 등 실용적인 도구 그 이상의 존재감을 가진 보자기를 메인 소재로 한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조선 시대 관복에 붙이던 흉배, 색동무늬, 명품 브랜드의 문양, 노리개, 비녀 등으로 장식한 보자기는 ‘한국적 조형미’를 극대화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느껴지는 창작품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해외 아트페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김 작가는 “작품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보자기의 용도를 단순히 물건을 감싸고, 이동하는 도구의 의미보다는 소중한 누군가에게 나의 마음을 담아 선물하는 도구로서 최대한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었다. 그 안에 품고 있는 메시지는 받는 이의 감성과 경험에 따라 제각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051)731-0780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