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다산 정약용 연구에 매진해 온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13일 오후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6기 국제아카데미 22주 차 강의에 강사로 나서 ‘정약용의 경세와 목민의 개혁사상’을 주제로 강연했다. 다산의 개인적 생애와 사상뿐 아니라 ‘경세유표’ ‘목민심서’ 등을 통해 다산이 고민했던 정치적 실천 방안에 대해 설명해 흥미진진하게 분위기를 이끌었다.

13일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강연하고 있다. 고영준 프리랜서

그는 정약용을 조선 후기 박식하고 명석한 ‘르네상스인’으로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문적·정치적으로 변혁을 꿈꾼 사상가임을 강조한다. 그는 “다산은 단순히 이론 위주의 학자가 아니라 탁월한 행정가였다. 또 나라를 구하고 백성을 구제할 수 있는 경세가(經世家)였으며, 조선 후기 경세치용, 실사구시, 북학 등 모든 실학의 학파를 연구해서 집대성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박 이사장은 무엇보다 낡은 조선을 학문적·정치적으로 새롭게 바꾸고자 한 ‘개혁가’ 다산의 모습을 강조했다. 그는 “다산학의 핵심은 공정과 청렴을 뜻하는 ‘공렴’(公廉)이다.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군주나 관리가 마음 자세를 바꾸고 백성이 나라의 주인임을 인식해 청렴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공무에 임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또 왕에게 유언으로 올리는 정책이란 뜻의 ‘경세유표’에서는 공정하고 청렴할 수 있게 법과 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것을 주장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끝으로 우리 현실의 타개책을 바로 다산의 큰 사상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산은 조선의 이념을 지배한 성리학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군주보다 민의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정치가 발전해야 한다는 앞선 사고를 보여줬다. 그는 “다산이 자신의 시대적인 난제를 공맹(孔孟)의 고전에서 찾으려 했듯이 우리는 다산이라는 고전에서 오늘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생각을 바꾸고 법과 제도를 개혁하고 과학기술을 발전시키자는 그의 애국심에서 우리의 길도 찾아보자”고 당부했다. 박 이사장은 다산 저서의 번역뿐 아니라 베스트셀러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등 20여 권의 다산 관련 책을 냈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