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김종학 회고 展 시작으로
- 5월 1960,70년대 부산미술전
- 10월 빌 비올라 비디오아트전
- 기획전 5회 포함 12차례 전시
- 어린이 위한 빛·소리 테마전도

국내외 거장의 회고전에서부터 동시대 부산미술까지 아우를 수 있는 대형 전시가 올 한해 순차적으로 부산 시민을 찾는다. 부산시립미술관은 3일 2020년 전시 일정을 공개했다. ‘한국현대미술작가조명3-김종학 전’을 시작으로 ‘1960~70년대 부산미술조명’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0’ ‘중국현대미술전:상흔을 너머’ ‘빌 비올라 1·2’ 등 5차례의 기획전 등 총 12회의 전시와 전시연계 프로그램이 열린다.

	김종학의 ‘숲’.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김종학·빌 비올라 등 거장 전시

먼저 다음 달 한국 현대미술작가를 재조명할 수 있는 ‘한국현대미술작가조명3-김종학 전’이 눈길을 끈다. 현대미술의 중심에서 활동하는 원로작가 김종학의 초기 작품부터 최근작을 총망라한 작업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작가는 1937년 신의주에서 태어나 1962년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졸업 직후 김창열·박서보·윤명로 등과 함께 전후 앵포르멜(비정형) 영향을 받은 ‘악뛰엘’ 창립 동인으로 활동했다. 악뛰엘은 ‘60년미술가협회’와 ‘현대미술가협회’ 회원 일부가 연합하여 결성한 단체다. 그는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앵포르멜과 구상 판화, 설치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술 사조의 실험을 거듭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서구 모더니즘 미술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구상회화의 가능성을 주목해 과감한 화풍의 변화를 시도한다. 단색화와 개념미술에 거리를 두며 돌파구를 모색하던 1970년대 말 설악산의 풍경과 자연의 소재들을 관조하면서 새로운 작품 형식을 시도했다. 오랫동안 설악산에서 은거하며 사계절 풍경을 그렸고, 특히 캔버스를 가득 채운 원색 꽃으로 ‘꽃의 작가’로도 알려졌다. 그의 화풍은 추상에 기초를 둔 새로운 구상회화를 캔버스 위에 담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는 10월 이우환공간과 본관에서는 비디오아트 거장인 빌 비올라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빌 비올라 Ⅰ·Ⅱ’도 열린다. 백남준의 조수였던 그는 슬로 모션을 주로 사용해 ‘현대미술의 영상 시인’이라고도 불린다. 영혼과 불멸 등의 주제에 관심이 많아 물·불·공기·흙을 소재로 한 작업으로 잘 알려졌다. 그는 비디오아트가 막 태동하던 시기에 백남준의 전시를 돕게 되면서 매체를 다루는 기술적인 능력을 배울 수 있었다.

■부산 미술 조망·중국 교류전도 풍성

	중국 작가 주진시의 ‘힘과 장산(Power and Jiangshan)’.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미술을 조망할 수 있는 전시도 준비됐다. 오는 5월 한국전쟁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의 부산미술을 한국 미술사 속에서 조명하는 전시 ‘1960, 70년대 부산미술조명전’이 열린다. 지역 원로작가인 김종근·추연근·김원·김홍석의 작품이 전시장을 채운다. 오는 7월에는 지역의 젊은 작가들 작품을 볼 수 있는 ‘젊은 작가 새로운 시선 2020전’이 이어진다. 오는 9월 ‘중국현대미술전: 상흔을 너머’를 통해 서구 모더니즘에 대응하는 중국 작가 송동·주진시·리우웨이를 초대해 중국 현대미술을 선보인다.

어린이미술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개편된다. 어린이들에게 예술(art)을 통해 사회(social)와 유토피아(utopia)를 연결하자는 의미를 담은 ‘아토소피아(Artosopia)’로 이름을 붙였다. 상반기 ‘네버랜드(Never land)-라이트 랜드(Light land)’에 이어 하반기 ‘네버랜드(Neverland)-사운드 랜드(sound land)’ 전시를 통해 동시대 미술에서 주요한 매체가 된 빛과 소리를 주제로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창조적 생각을 키울 기회를 제공한다.

부산시립미술관 정종효 학예연구실장은 “올 한 해도 부산시민을 위한 다양한 전시가 계획됐다. 마음의 양식을 쌓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미술관에 많은 시민이 방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