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꽃 마을의 마지막 골목, 그 골목에서도 가장 끝에 고양이 카카의 양장점이 자리해있다. 아담하고 깨끗한 양장점에는 아름다운 옷들이 걸려 있지만 아직까지 손님은 많지 않다. 카카는 하루빨리 장사가 잘돼 손님들이 자신의 실력을 알아봐 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장사가 잘되기는커녕 카카는 누군가에게 빨간색 실패와 바늘을 도둑맞고 말았다.
“고양이 무서운 줄도 모르고, 감히 소란을 피운단 말이지?” 약이 오른 카카는 어둠 속에 숨었다가 생쥐 남매 미치와 미리를 잡았다. 겁에 질린 미치는 댄스 대회 출전을 위한 옷이 필요한데 유명한 재봉사 잿빛 쥐할머니의 옷은 너무 비싸 스스로 만들어 보려 했다고 털어놓는다.

쥐할머니와 실력과 견줘 보고 싶은 마음에 카카는 자신이 댄스복을 만들어 주겠다고 나선다. 과연, 카카는 멋진 댄스복을 만들어 생쥐들을 빛나게 해줄 수 있을까?

대만 작가 야핑의 동화 ‘옷 짓는 고양이, 카카’는 자신의 실력을 자부하는 고양이 재봉사 카카와 그의 양장점을 찾는 특별한 손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카카는 댄스 대회에 필요한 옷을 직접 만들겠다고 온 생쥐 남매, 사랑하는 손녀를 위해 바다를 닮은 치마를 주문한 구름 할머니, 기묘한 단추가 달린 외투를 입고 곳곳에서 소란을 피우는 오소리 등과 함께 유쾌하고 따뜻한 여정을 떠난다.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지만 모두 카카의 양장점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생쥐 미치가 든든한 조력자로 활약하면서 각각의 이야기가 하나의 작품으로 연결된다.

동화는 단순히 카카와 손님 사이에 일어나는 흥미로운 스토리를 전하는 것 같지만 선한 마음과 친절이 큰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교훈을 함께 전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씩 보여준 친절이 모여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을 본다면 주위를 따뜻하게 물들이는 작은 친절의 힘이 여전히 강하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느낄 수 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