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시대 위대한 발명품과 혁신
- 그 힘은 자기중심 사고 탈피와
- 신하와의 끊임없는 소통서 나와
- 수많은 기업인의 멘토인 저자
- 역사 통해 창조적 리더십 조명

“새로운 아이디어를 여는 열쇠는 세종식 생각법에 있다.”

한글 과학기기 등 발명품으로 ‘창조 절정의 시대’를 일군 세종대왕 어진. 국제신문DB

이 책을 관통하는 열쇳말이다. 세종이 누구인가. 한글과 천문 과학 기기,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시계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 로켓의 시초가 되는 신기전 등 수많은 창조물들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그 누구도 세종 시대를 창조 절정기라고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기업과 리더의 멘토이자 경영 전문가인 저자는 어떻게 세종 시대가 ‘창조 절정의 시대’가 됐는지에 주목하고 그 비밀을 찾아 보고자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세종의 창조 비밀은 박스 사고 탈출, 즉 ‘생각 언박싱’이었다. 모든 사람은 머리에 박스를 쓰고 살고 있으며, 이 박스의 정체는 경험이다. 신선한 아이디어로 반짝이던 사람도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느새 뻔하고 상투적인 생각(박스)에 갇히고 만다. 경력이 쌓일수록 더 심해진다.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이 막힌 사람이 리더가 되면 조직은 성장을 멈추고, 위기와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

하지만 세종은 달랐다. 최고의 권력을 가진 왕이었음에도 자기중심성에 갇히지 않았다. 그는 주위의 생각이 유입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두고 생각의 세계를 넓혔다. 그는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지 않고, 다름으로 바라볼 줄 알았다. 더 나아가 다름을 옮음으로 생각할 줄 알고 다른 것들을 섞어 창조적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세종실록’에 따르면 세종은 각종 사안에 대해 신하들에게 열린 질문을 한 리더였다. “경들의 의견은 어떠시오?” 또는 “어떻게 하면 좋겠소?”라는 열린 질문을 통해 신하들로부터 나온 다양한 의견을 섞어 새로운 방안을 찾아냈다. 태종의 국상 중에 과거를 봐야 하느냐 여부를 두고 중신 사이에 논란이 일어났을 때였다. 세종은 찬반 의견을 절묘하게 절충했다. 시험을 간략하게 보는 방안을 규정한 ‘속육전’을 근거로 사서삼경을 통째로 외워야 하는 강경시험은 보지 말고, 논술을 보는 제술만 실시하라고 명했다.

조선 역사에서 세종과 가장 비교되는 인물인 선조를 통해 열린 사고, 통합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전자는 조선을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놓았지만 후자는 조선을 전쟁의 화마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한 인물이다. 둘의 차이는 신하의 다양한 생각이 자신의 생각 박스에 부딪힐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로 갈렸다. 세종은 생각의 세계를 열어둬 ‘생각 위에서 생각’하며 창조성을 증가시켜 역사에 길이 남았다.

이것이 바로 언박싱 방법의 핵심이다. 유입된 생각을 이용해 자신의 처음 생각이나 기존 시각을 되돌아보며 건전한 의심을 가지는 것 말이다. 세종은 생각 위에서 생각하기를 활용하면 자기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창조적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 결과 생각을 언박싱할 수 있었고, 조선의 창조 절정 시대를 여는 동력이 됐다.

지금까지 우리는 세종이 무엇을 발명했는지에만 주목했을 뿐, 그의 창조적 생각법 자체에는 주목하지 않았다. 저자는 세종이 보여준 리더의 생각법을 철저히 파헤치고, 이를 통해 현시대를 사는 리더들이 어떻게 창조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단서를 보여 주고 있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